박영선, 노회찬 버스 탄 후 "정의당 선거 온 힘 다해 도왔다" 막판 러브콜정의당 "지난 4년 반성부터 하라" "민주당에 미래 못 맡겨" 또 딱 거절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열린 광화문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열린 광화문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의당이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을 언급하며 자신이 과거 노 전 의원의 선거를 도와줬다며 내심 지지를 호소한 것과 관련 "민주당은 더 이상 선거판에서 노 전 의원을 언급하지 말라"며 "민주당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정의당이 민주당의 4·7서울시장보궐선거를 앞둔 연대 및 지지 요청을 거절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민주당 2중대'에서 벗어나겠다는 여영국 정의당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난 노회찬 선거 혼신의 힘 다해 도왔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아침 6411번 버스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면서 노회찬 전 의원을 언급한 데 대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새벽 노 전 의원이 생전 자주 언급했던 6411번(서울 구로구~강남구 개포동)을 탄 후 브리핑에서 정의당이 민주당의 연대 호소를 거절한 것과 관련 "민주당에 섭섭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며 "저는 노회찬 의원이 (20014년 재·보선 당시) 동작(을)에 출마했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이 수석대변인은 "박영선 후보는 6411번 버스에서 노 전 의원을 선거에 소환하기보다 민주당정부 4년에 대한 자문과 자성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고 지적한 뒤 "민주당이 초반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검찰개혁 과제는 가난한 보통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는지, 오히려 정쟁과 진영대결로 정치는 나빠지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책임은 없는지"라고 따졌다.

    "민주당정부 4년 동안의 정치에 대해 최소한의 설명 책임은 다 해놓고서 지지를 말하는 것이 상식 아니겠느냐"고 지적한 이 수석대변인은 "섭섭한 마음에 지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20%의 기득권에 편입된 민주당의 과거에 80% 동료시민들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는 입장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 둔다"고 강조했다.

    여영국 "박영선, 본인 민낯부터 직시해야"

    여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영선 후보님, 후보님이 지금 할 일은 본인들의 이 민낯을 직시하는 것"이라며 "노회찬 의원 따라하기로 그 민낯을 가릴 수 없다는 걸 아셔야 한다. 그것이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첫걸음"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여 대표는 전날(5일)에도 박 후보가 4일 인터넷 언론사 기자간담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지지를 당부한 것과 관련 "민주당이 그 어떤 반성도 사과도 없이 지금에서야 도와달라니 이게 무슨 염치 없는 것이냐"고 격분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직무대행도 지난 1일 대국민 성명에서 정의당을 향해 "함께하자"며 연대를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정의당은 다음날인 2일 "정의당을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민주당의 연대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민주당이 연일 정의당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는 배경에는 정의당의 서울 정당 지지도가 4~5%를 웃도는 데 따른 표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열세인 민주당으로서는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의당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달 30~31일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8%의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힘 "정의당 향한 2차 가해"

    이 같은 민주당의 행보에 국민의힘은 "정의당을 향한 2차 가해"라고 힐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예전에 위성정당으로 뒤통수 치고 헤어진 정의당에 이러면 이건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