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베네수엘라,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폴란드, 스웨덴,체코, 스위스, 프랑스 등 12개국 공관 자물쇠로 잠겨… 인도주의 단체 모두 평양 떠나”
  • ▲ 지난 2월 26일 러시아 외교부가 공개한 사진. 러시아 외교관 가족이 수동 궤도수레를 직접 밀면서 북한을 탈출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월 26일 러시아 외교부가 공개한 사진. 러시아 외교관 가족이 수동 궤도수레를 직접 밀면서 북한을 탈출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한코로나 방역을 철저히 한 덕분에 주민생활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이 실은 완전히 허풍임을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폭로했다.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영국, 베네수엘라,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폴란드, 체코,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등 12개국 공관이 자물쇠로 잠겨 있고, 국제 인도주의 단체 소속의 모든 외국인 직원도 평양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평양에 남은 외국 대사는 9명, 대사 대리는 4명뿐이고, 이들도 인력을 최소화했다.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외국인은 모두 290명도 안 될 것”이라고 러시아 대사관은 밝혔다.

    러시아 대사관은 “전례 없이 철저한 통제, 의약품과 생필품의 극심한 부족, 건강문제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나라 외교관들이 평양을 떠나는 게 이해가 된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사실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며 외국인들의 귀국(북한 이탈)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대사관이 밝힌 평양 상황을 두고 로베르타 코언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외국 외교관조차 생필품 부족에 시달린다면 평범한 북한 주민들의 상황은 훨씬 열악할 것”이라며 우려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코언 전 부차관보는 “평양주재 외국 대사관의 폐쇄, 외국인 감소가 이어지면 북한의 외부세계 차단과 고립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한코로나 이후 방역을 빌미로 한 국경봉쇄로 북한 내 생필품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지적은 지난해부터 나왔다. 북한은 이를 부정해 왔다. 하지만 올해 2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가 “평양에서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고, 2월 말 러시아 외교관과 그 가족들이 수동 궤도 수레를 직접 밀면서 국경을 넘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북한 내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편 방송은 러시아 대사관의 글을 두고 “아직도 운영 중인 평양주재 대사관은 중국, 러시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캄보디아, 쿠바, 이집트,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라오스, 베트남, 몽고일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