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김정은 시찰 조선소 앞에 드라이독… 38노스“SLBM 잠수함 진수 가능성”SLBM 수중 발사 시험하면… 미국이 그은 ‘레드라인’ 훌쩍 넘어서는 셈
  • ▲ 지난 24일 북한 함경남도 남신포 조선소를 촬영한 위성사진. 덮개가 씌워진 구조물이 잠수함 건조시설이다. ⓒ미국 38노스 관련화면 캡쳐-플래닛 랩.
    ▲ 지난 24일 북한 함경남도 남신포 조선소를 촬영한 위성사진. 덮개가 씌워진 구조물이 잠수함 건조시설이다. ⓒ미국 38노스 관련화면 캡쳐-플래닛 랩.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진수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신형 잠수함 진수에 그치지 않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발사까지 한다면, 이는 미국이 그은 ‘레드라인’을 훌쩍 뛰어넘는 셈이 된다.

    38노스 “신포조선소 잠수함 건조시설 앞에 드라이독 배치”

    미국 스팀슨 센터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최근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남신포 조선소의 부유식 드라이독(floating drydock·선박 건조 및 수리를 위해 배를 띄우는 장비)이 잠수함 건조시설 앞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지난 24일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소 건조시설과 거리가 먼 부두에 계류돼 있던 부유식 드라이독을 잠수함 건조시설 앞 선착장으로 끌어다 놓은 게 심상치 않다는 것이 매체의 지적이었다.

    <38노스>는 부유식 드라이독이 옮겨진 이유를 두 가지로 가정했다. 하나는 부유식 드라이독과 선착장 간의 레일 위치를 조정하는 작업을 위한 것, 다른 하나는 북한이 지난 수 년 동안 건조해 온 SLBM 탑재 신형 잠수함이 거의 완성되어 조만간 진수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매체는 후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019년 7월 김정은이 이곳에 들러 로미오급 잠수함의 SLBM 발사관을 개조하는 모습을 시찰했고, 몇 년 동안 잠수함 건조 시설 인근 항구에 쌓여 있던 많은 자재들이 지난해 여름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볼 때 신형 잠수함의 주요 부분은 이미 건조가 완료된 것 같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매체는 또한 북한이 지난 1월 15일 노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호와 ‘북극성-5호’를 탑재하려면 기존의 고래급(신포급)보다 더 큰 잠수함이 필요하다며 “이런 이유로 볼 때 부유식 드라이독을 현재 위치로 옮긴 것은 신형 잠수함을 진수하려는 준비일 것”이라고 매체는 결론지었다.

    美전문가 “바이든 정부, 북한과 무력대결로 갈 가능성 배제 못 해”

    북한이 SLBM 탑재 신형잠수함을 세상에 공개한다면, 지난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북한이 만약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형잠수함에서 SLBM 시험발사까지 한다면 이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게 된다.

    더그 밴도우 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7일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계속 도발을 한다면 바이든 정부가 무력을 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긴장을 조성한다면 그에 상응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밴도우 선임연구위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제 행동을 보면 아직은 북한을 ‘최우선 위협’으로 보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북한의 단거리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 정부가 북한과 교전을 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려하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만하게 보고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하거나 ICBM 또는 SLBM 시험발사를 할 경우 행정부뿐만 아니라 의회에서도 대북강경론이 급격히 퍼질 것이고, 결국 바이든 정부는 북한에 대한 타격을 할 수 있다고 밴도우 선임연구위원은 경고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다만 그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 ‘레드라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신 대표는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공개해도 미국은 이것이 실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느냐 검증하려 할 것”이라며 “그런데 만약 북한이 신형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하면 그때는 미국이 ‘타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에는 오바마 정부 당시 대북선제타격을 기획했던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면서 최근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언급하면서 비핵화에 국한하지 않고 북한 전체의 변화를 이야기 한 것을 두고 김정은 체제 교체(Regime change)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신 대표는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