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예비후보 연쇄 인터뷰] "현실성 있는 서울 부동산 공약" 국민의힘 나경원"4만 가구 위례신도시 16년 걸렸는데… '5년에 30만 가구' 말도 안 돼" 박영선 공약 비판
  • ▲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서울시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밝히고 있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권창회 기자
    ▲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서울시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밝히고 있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권창회 기자
    이번 4·7서울시장보궐선거의 최대 쟁점은 단연 '부동산'이다. 문재인정부가 24번이나 부동산정책을 발표했지만, 현실은 서울 25개 자치구 집값 평균이 10억원을 넘어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부동산 문제 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다가 1년 만에 대국민 사과했다.

    정부가 '부동산정책'에서 실패를 거듭하자 여야 서울시장후보들은 '집값 안정'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후보들 간 공약경쟁과 검증도 치열하다.

    서울지역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현장친화력'을 내세운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5년간 30만 가구' 공약을 두고 "시간·공간·비용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실현 불가능한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 집값 안정화 등 서울시정의 비전에 자신감을 내비치며 "이길 수 있는 후보, 정권교체의 디딤돌을 확실히 만들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청년 3년, 신혼부부 5년, 서울시 이자 부담으로 '내 집 마련' 기회"

    나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국회의원 4선 등 굵직한 정치경력을 두루 갖춰 '준비된 서울시장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 예비후보는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묻자 "집값을 잡으려면 지속적인 주택 공급을 예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 비전을 내세웠다. 

    토지임대부 아파트 공급과 관련해서는 "매년 1만 가구씩, 10년간 10만 가구 공약을 준비했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실질적이며 장기적인 정책임을 강조했다.

    또 청년과 신혼부부 대상으로 "대출자금을 초저리로 장기 대출하는 것, 가령 청년은 3년, 신혼부부는 5년 정도 서울시가 이자를 부담해주는 정책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공약의 틀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나 예비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한 아파트 공급 활성화 △세금인하 △그린벨트 사수 등 '주거혁명' 공약을 발표하며 "집은 더 짓고, 세금은 내리고, 숲은 지키고"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나 예비후보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부동산공약은 "허상에 불과하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박 예비후보는 "국유지와 시유지에 평당 1000만원짜리 반값 아파트 공급하겠다"며 "5년 동안 공공분양주택 30만 가구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관련, 나 예비후보는 "5년간 30만 가구를 짓겠다는데, 4만2000가구의 '위례신도시'가 완성되는 데도 16년이 걸렸다. 30만 가구를 지으려면 여의도 부지의 17배에 달하는 면적이 필요한데, 5년에 30만 가구는 절대 지을 수 없다"며 "그 정도 국·공유지가 서울 시내 곳곳에 있었다면 그동안 국토교통부는 서울의 대단위 아파트를 짓겠다면서 왜 태릉(골프장) 1만 가구 얘기를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나 예비후보는 이어 "국토부는 무능력했는데 박영선 후보는 갑자기 유능해진 것인가. 한마디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나 예비후보는 또 "아파트만 짓는다면 평당 1000만원 정도가 가능할 수 있겠지만, 박영선 후보의 공약을 보면 도로와 철도를 지하화해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다"며 "이 경우 '평당 1000만원' 아파트를 도저히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박 후보의 공약은 시간·공간·비용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나 예비후보는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고 했더니 박영선 후보는 '상상력 부재'라고 한다"며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박영선의 공약이 바로 '허상'이다"라고 강조했다.
  • ▲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서울형 기본소득 도입으로 '절대빈곤'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권창회 기자
    "서울형 기본소득 도입으로 '절대빈곤' 없애겠다"

    앞서 나 예비후보는 '서울형 기본소득' 도입도 주장했다. 나 예비후보는 "6조원의 기금을 서울신용보증기금에 넣고 한편으로는 약 120만 명의 자영업자·소상공인·특수고용근로자·프리랜서·예술인 등에게 최대 5000만원까지 1% 초저리 장기대출(3년 거치 5년 상환)을 해드리는 '숨트론'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월수입이 없는 분들이 서울에 약 46만2000명 정도인데, 이분들에게 최저생계비는 보장해드릴 것"이라며 "이 투트랙 '숨트론'이 서울형 기본소득제도다. 서울에서 '절대빈곤'을 없애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정 9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나 예비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이 '시민 참여'를 얘기했지만 결국 '시민단체 참여'로 그쳤다는 것이 많은 국민이 지적하는 부분"이라며 "서울시 모든 곳곳의 기관, 곳곳의 조직을 시민단체가 장악했고, 그들이 옥상옥 조직으로 자리 잡아 행정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또 "박원순 전 시장은 도시 기능을 외면한 구시대적 도시관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대표적으로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은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두 가지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아울러 박 전 시장 시절 영향력이 커진 TBS의 정치편향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TBS의 설립 목적은 법에 명시돼 있듯 '교통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그런데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TBS가 설립 목적에 맞춰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 ▲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권창회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권창회 기자
    "北 원전 게이트, 국민 배신감 너무 크다"

    문재인정부가 멀쩡한 우리 원자력발전소는 조기폐쇄하고, 북한에는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는 이른바 '원전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느끼는 배신감이 너무 크다"고 분노했다. 그는 "국내 원전은 불법적으로 조기에 폐쇄하고, 북한에는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는 것에 느끼는 배신감, 이중성이 너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예비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김정은에게 건넸다는 USB와 관련 "(청와대가) USB 공개 문제를 두고 야당에 '자신 있으면 명운을 걸라'고 하는데, 이러는 것을 보면 USB에 원전 관련 문건이 담겨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USB에 원전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 정부가 무엇을 하려 했는가 하는 '의도'의 문제"라며 "정황상 정부가 구체적으로 뭔가를 지어주고 그 다음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추론과 의심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원전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탄핵 사유'라는 지적에는 "그렇게 볼 수 있는 시각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함부로 '탄핵'이라는 말을 논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는 "저는 가급적이면 더 힘든 분들에게 더 많이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여당이 '보편'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선거를 앞둔 계산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비쳤다.

    "야권 단일화는 반드시 해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3지대 경선' 승리자와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해야 한다. 할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자기 혼자 멋 부리는 시장으로는 선거의 최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며 "이기는 것도 중요하고 이겨서 정권교체의 기반을 닦는 것도 중요하다. 나경원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