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와 조사 일정 짜놓고, 예정일 되자 거부… 친중파 테드로스 총장도 "매우 실망" 코로나 규명 차질
  • ▲ [제네바=AP/뉴시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해 1월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긴급 이사회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시스
    ▲ [제네바=AP/뉴시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해 1월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긴급 이사회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중국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생 기원을 조사하기 위한 WHO 전문가팀의 입국을 중국당국이 아직도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중국 관리들이 조사팀의 중국 입국을 위해 필요한 허가를 아직도 미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중국, 조사 일정 같이 짜놓고는 조사단 입국 불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조사팀, 중국 당국, 그리고 조사팀이 입국하기로 돼 있는 나라들과 함께 공동으로 조사 일정을 수립해놨다"며 "조사팀원 2명이 이미 일정을 시작했고, 다른 팀원들도 막판에 일정을 진행할 수 없게 돼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에 따르면, 이 2명의 조사팀원은 이미 중국으로 향할 채비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입국 불허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한 팀원은 일정을 취소했고, 다른 한 팀원은 제3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라이언 팀장은 "우리는 그것(입국 불허)이 물류상 문제이거나 관료적 절차의 문제로, 매우 빨리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WHO 조사팀은 동물질병 전문가인 피터 벤 엠바렉 박사가 이끈다. 총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엠바렉 박사 조사팀은 이달 초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조사 차질 불가피… "WHO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 기인 규명"

    하지만 중국 당국이 조사팀의 입국을 여전히 불허하면서 조사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나는 중국 관리들과 계속 접촉했고 이 임무(코로나 발생 기원 규명)가 WHO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최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며 "중국이 가능한 한 조속히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내부 절차를 서두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 중국 기원설을 계속 부인한다. 지난 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세계에서 최초로 알린 나라"라며 "연구가 거듭될수록 이 전염병이 세계 도처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 같은 왕 부장의 주장에 "추측성이 짙은 발언"이라고 깎아내린 바 있다.

    중국의 거듭된 거짓말… "사람 간 감염 없다" "중국 말고 세계 도처에서 발생했다"

    중국이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발견됐다고 WHO에 보고한 것은 2019년 12월30일의 일이다. 당시 중국은 사람 간 감염도 없고 의료진 감염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다 3주가 지난 2020년 1월21일 우한시 당국이 "우한의 의료진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았다"며 사람 간 감염사실을 인정했다. 그러자 중국이 코로나의 실체를 은폐했다는 비난이 특히 서구권 국가들로부터 쏟아졌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과 바이러스가 어떻게 중국 국경을 넘게 됐는지 규명해달라고 지난해 5월 WHO에 공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엠바렉 박사가 지난해 7월 예비조사차 중국을 방문했다. 엠바렉 박사는 지난해 12월8일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발원지는 우한이 아니라 중국 윈난성의 박쥐동굴"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우한 주민들이 박쥐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