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주변 벽으로 둘러친 구조물도 있어”…김정은 생일 또는 1월 당 대회 전후 열병식 추정
  • ▲ 평양 김일성 광장 서쪽 끝에 들어선 용도불명의 건물들. ⓒ미국 38노스 보고서 화면캡쳐.
    ▲ 평양 김일성 광장 서쪽 끝에 들어선 용도불명의 건물들. ⓒ미국 38노스 보고서 화면캡쳐.
    북한 평양에서 특이한 구조물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대규모 열병식 또는 연말연시 축하공연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스팀슨 센터의 북한연구프로그램 38노스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용도 불명의 구조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장소를 촬영한 고화질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광장 서쪽 끝에 작은 건물이 보이고, 그 옆 건물은 주변에서 볼 수 없도록 벽(또는 천막)으로 둘러쳐 있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이 구조물이 설치된 김일성 광장 서쪽은 열병식 등 행사가 있을 때 김정은과 노동당 고위간부들이 관람하는 관람대와 마주 보는 곳이다. 38노스는 “중해상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문제의 건물은 지난 8~12일 사이에 지어진 것”이라며 “건물의 용도는 명확하지 않지만 내년 1월에 열릴 제8차 노동당 대회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이어 “북한 당국이 최근 열병식과 민간인 행진을 준비하고 있으며, 김일성 광장에서 열릴 것이 확실해 보인다”는 한국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 보도를 인용한 뒤 내년 1월 북한이 열병식을 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러면서 “열병식 리허설이 자주 열리는 평양 인근 미림 비행장 훈련장에는 지난 10월 10일 열병식 때보다는 작지만 군 병력과 장비, 차량이 모여 있어 열병식을 준비 중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분석을 두고 국내에서는 북한이 내년 1월 8일을 전후로 열병식을 열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통일연구원은 2021 한반도 연례 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내년 1월 1일 또는 1월 2~5일 사이에 제8차 노동당 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의 생일은 1월 8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5일~8일 전후로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매년 열었던 새해맞이 기념공연을 위한 무대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은 2013년 이후 매년마다 김일성 광장에서 새해맞이 기념공연을 열고 있다. 공연 때마다 화려한 불꽃놀이 등을 벌이며 체제 선전을 해 왔다. 게다가 38노스가 공개한 미림 비행장 훈련장 사진을 봐도, 여기에 모인 차량이나 병력 만으로 열병식을 하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 ▲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의 열병식 훈련장 위성사진. 소수의 차량과 병력이 보인다. ⓒ미국 38노스 보고서 화면캡쳐.
    ▲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의 열병식 훈련장 위성사진. 소수의 차량과 병력이 보인다. ⓒ미국 38노스 보고서 화면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