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코로나 없다는 北 주장 못 믿겠다" 포럼서 지적… 김여정 "두고 두고 기억" 협박
  • ▲ 김여정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둘 다 '최고지도자'의 측근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여정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둘 다 '최고지도자'의 측근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여정이 “주제넘은 평가를 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비난했다. 강 장관이 최근 해외에서 한 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여정의 담화가 나오자 법까지 만든 문재인정부와 여당이 강 장관을 해임할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여정 “강경화, 주제넘은 망언… 정확히 ‘계산’할 것”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남조선 외교부장관 강경화의 망언, 두고 두고 기억할 것”이라는 김여정의 담화를 보도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며칠 전 강경화가 중동행각 중(순방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조치들에 대해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며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러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며 발끈했다.

    김여정은 이어 “그 속심(속내)이 빤히 들여다보인다”며 “(강 장관의 말을)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 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여정이 말한 ‘계산’이란 “잘잘못을 따져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6월4일 김여정은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 간 통신선을 모두 폐쇄한다면서 “배신자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계획을 심의했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이후 북한은 예고도 없이 6월16일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내놨고 12월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시켰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이 강 장관을 가리켜 ‘계산’ 운운한 것을 두고 “현 정부가 강 장관을 경질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장관 “우한코로나로 북한이 북한다워지고 있다”

    김여정이 담화까지 내며 발끈한 강 장관의 발언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바레인 방문 중에 나왔다. 

    이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중동안보포럼에 참석한 강 장관은 북한의 우한코로나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고 “우한코로나가 북한을 더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통제와 폐쇄라는 북한체제의 특징이 더 강해졌다는 지적이었다.

    강 장관은 “북한은 우한코로나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모든 신호는 북한정권이 우한코로나 통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좀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북한은 우리의 우한코로나 보건협력 제의에 잘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공중보건을 위한 각종 협의에 북한을 초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우한코로나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외부 접촉을 철저히 차단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 접경 국경경비대 주둔지에 고사포부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초특급 방역조치’를 해야 한다며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 또는 영사관 앞에 체온 측정 및 손 소독을 위한 장소를 설치한다는 공문을 배포하고, 외교관들도 통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