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퍼 부차관보 “북한 비핵화 협력 유지… 방위비 분담금·한일·대중 관계 논의할 것”
  •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방한한다. 이를 두고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는 “(한국에게는) 미국 정권 전환에 대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비건, 한국서 외교부 장·차관 등과 북한문제 등 논의”

    외교부는 지난 7일 스티븐 비건 부장관의 방한 소식을 전하며, 그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한미 고위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경화 장관은 비건 부장관을 격려하는 만찬을 열고, 최종건 차관과 이도훈 본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 관계 등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밖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7일(이하 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가 주최한 한미관계 관련 화상 대담에 참석한 마크 내퍼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양국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바이든 정권으로의) 전환에 대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 양국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비건 부장관은 방한 기간 동안 북한 문제 외에도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내퍼 부차관보 “방위비 분담금, 한일관계 개선, 대중 관계 거론할 것”

    그는 바이든 정권이 출범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한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맹 간의 공평한 비용분담”을 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이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내퍼 부차관보는 주장했다. “한일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은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한일 간의 민감한 역사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통해 양국의 긍정적인 관계를 계속 장려하는 것이 미국의 역할이라고 내퍼 부차관보는 주장했다.

    중국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내퍼 부차관보는 내다봤다. 한국이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할 경우 초래할 위험에 대해서는 2016년 7월 ‘사드(THAAD·종말고고도요격체계)’ 배치를 두고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을 조심해야 한다”고 내퍼 부차관보는 경고했다. 한국이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심화하는 것은 거꾸로 한국에 대한 영향력이라는 중국의 지렛대를 키우는 단점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다.

    안보전문가 “한국, 바이든 정부 출범 전 취약시점 관리하려 비건 초청한 듯”

    다른 시각도 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미국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취약한 시점에서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려 비건 부장관을 초청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권 이양 시기에 북한이 도발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트럼프는 물론 바이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북한의 기습도발을 예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었을 거라고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주장했다.

    그는 또한 미중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논의도 비건 부장관 방한 동안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어떻게 접목시키고 조율할 수 있는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