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은 부산 강서구, 접근성 뛰어나… 가덕도공항은 부산 끝, 사실상 진해권가덕도~해운대 2시간40분, 지하철 없고 버스 하루 4대뿐… "진짜 부산공항은 김해"
  • ▲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가덕도의 모습. ⓒ뉴시스
    ▲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가덕도의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의 접근성이 부산을 기준으로 김해공항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해공항이 명칭은 '김해'지만 행정구역상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해 오히려 가덕도보다 접근성이 용이한 '진짜 부산공항'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야 정치인들이 내년 4월 부산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시민들에게 '가덕도가 부산 공항'이라는 왜곡된 정보를 전달한다고 지적했다. 

    '가덕도 신공항'만 부산 공항?'김해공항'도 부산 강서구에 있다

    가덕도 신공항으로 거론되는 곳은 행정구역상 부산시 강서구지만, 부산 도심에서 직선거리로 김해공항보다 21km나 더 멀다. 지하철 노선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덕도행 버스도 하루 4대를 운행하는 것이 전부일 만큼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부산 중심지에서 가덕도까지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다. 반면, 김해공항까지는 이미 김해경전철이 이미 2011년부터 운행 중이다.
  • ▲ 네이버 길찾기 앱으로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 가덕도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48분, 차량으로 47분이 걸리는 반면 김해공항은 대중교통으로 37분, 차량으로 22분에 불과하다. ⓒ네이버 지도
    ▲ 네이버 길찾기 앱으로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 가덕도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48분, 차량으로 47분이 걸리는 반면 김해공항은 대중교통으로 37분, 차량으로 22분에 불과하다. ⓒ네이버 지도
    실제로 네이버 길찾기 앱으로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 가덕도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48분, 차량으로 47분이다. 반면 김해공항은 대중교통으로 37분, 차량으로 22분에 불과하다.

    해운대→가덕도 1시간48분 소요… 김해공항보다 접근성 떨어져

    동부산의 중심지인 해운대에서 가덕도까지는 더욱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대중교통으로 2시간38분, 차량 이동 시에는 1시간1분이 소요된다. 반면 해운대에서 김해공항까지는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34분, 차량으로 59분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덕도공항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부산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진해에 가까워 사실상 진해 공항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2016년 진행한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가덕도 신공항의 접근성 문제가 지적됐다. 

    당시 용역을 맡았던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발표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영남 지역에서 도로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에 도착하는 평균시간은 104분이었다. 김해는 83분, 밀양은 77분이었다.

    이로 인해 당시 가덕도는 접근성 평가(활주로 2개 기준)에서도 140점 만점에 59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김해(102점)·밀양(108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도로와 철도 신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가덕도 신공항이 김해공항 확장안에 비해 2배가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위한 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는 데 997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김해공항 도로·철도 소요액(6051억원)보다 3927억원이 많은 액수다.

    "공항은 접근성이 핵심, 정치권 정신차려야"

    전문가들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보라고 입을 모은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23일 통화에서 "공항은 접근성과 네트워크 연결편이 핵심"이라며 "무안공항과 양양공항을 짓는 데 3000억원가량 소요됐는데, 가덕도는 주변 접근 통로를 정비하는 데만 1조원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동남권 신공항의 의미가 퇴색되는 점도 짚었다. "대구와 울산시민들이 항공편을 이용하려고 대구공항과 울산공항을 두고 가덕도까지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 교수는 "가덕도공항을 추진하는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대부분 '부산 컬트'에 빠져 있다"며 "정치권이 가덕도에 공항을 지으면 부산에 공항을 지어준다는 착시를 주고, 부산 시민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허 교수가 언급한 '컬트(cult)'는 특정 대상에 열광하는 문화적 현상을 의미한다. 부산지역 정치인들이 부산시민들에게 '가덕도 신공항'이 '부산 신공항'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주입한다는 뜻이다.

    부산시민들도 가덕도 신공항의 접근성 문제를 지적한다. 부산 해운대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통화에서 "부산 도심 생활권에서 가덕도는 갈 일이 거의 없을 만큼 괴리감이 있다"며 "기존에 이미 교통편이 있는 곳에 시설투자를 더 하는 쪽이 부산시민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더 가까워야 부산 공항 아닌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