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내로남불' 발언 또 들통…조국, 이제와서 "신공항 국민적 합의, 위치만 논란"
  • ▲ 조국 전 법무부장관.ⓒ권창회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권창회 기자
    동남권 신공항 이름을 '가덕도·노무현 국제공항'으로 짓자고 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정작 8년 전에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또다시 과거 자신의 언행이 현재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조롱하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만대장경' '조스트라다무스' 논란이 일자 조 전 장관은 "시간이 흐르며 생각이 바뀐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조적조' '조만대장경' '조스트라다무스'…"우와 역시"

    조국 전 장관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여권이 추진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이름과 관련해 '가덕도·노무현 국제공항(Roh Moo Hyun International Airport)!'이라고 적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용"이라고 지적한 기사를 공유하며 "이런 비난 기꺼이 수용해 공항명을 지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정작 8년 전엔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9대 총선을 한 달, 18대 대선을 9개월 앞둔 지난 2012년 3월2일 자신의 트위터에 "선거철 되니 또 토목 공약이 기승을 부린다"며 "신공항 10조면 고교 무상 교육 10년이 가능하며, 4대강 투입 22조면 기초수급자 3년을 먹여살린다"고 적었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은 21세기 정감록"이라며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모든 일이 그 안에 이미 예언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감록은 조선시대 이래 민간에 널리 유포돼온 예언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조 전 장관의 8년 전 글을 올리고 "우와, 역시"라고 꼬집었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지난 17일 "김해 신공항 추진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하자 여권은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다. 여권 핵심인사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로 인해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카드로 자신들의 과오를 덮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제 와서 "위치 문제만 논란 있었을 뿐"

    '내로남불' 논란이 확산하자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찾느라고 수고 많았다. 시간이 흐르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4대강 사업과 달리, 가덕도건 김해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며 "위치 문제만 논란이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국제민간항공지구(ICAO)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산·울산·경남 항공 여객 수요는 2056년 4600만명으로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지난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실시한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평가 결과'에서 가덕도 신공항이 김해·밀양에 이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며 3위를 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 ▲ 조국 전 법무부장관 트위터 캡처.
    ▲ 조국 전 법무부장관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