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난민이 여행객인 줄 아나" "황당무계 그 자체" "탁상공론의 극치" 맹비난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공동취재단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공동취재단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전세난이 속출하는 등 부동산민심이 요동치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호텔방 전·월세 전환 방안'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이에 야권은 "닭장에서 살라는 말이냐" "탁상공론의 극치"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하태경 "황당무계 그 자체... 금지입법 발의하겠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호텔을 전세주택으로 만든다는 이 대표, 황당무계 그 자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호텔을 아파트로 개조하거나 편법으로 사실상 아파트인 레지던스호텔로 바꾸는 행태를 금지하는 법을 신속히 발의하겠다"고도 응수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주거문제로 고통을 겪으시는 국민 여러분께 정말로 미안하다"며 사실상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관광산업 위축으로 나온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꿔 공급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텔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또 호텔방을 원룸으로 개조하면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3~4인 가구 형태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리모델링에도 만만찮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 ▲ 국민의힘이 18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호텔 개조·전월세 전환' 발언에
    ▲ 국민의힘이 18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호텔 개조·전월세 전환' 발언에 "24번째 부동산 대책이냐"는 내용의 카드뉴스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국민의힘
    이에 하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마음 편히 아이들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방이 아니다"라며 "교통과 교육을 포기한 이 대표의 대책은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호텔 객실을 개조해 주거용으로 만들겠다니 황당 그 자체"라며 "어이없는 발상에 국민들은 벌써부터 싸늘한 반응"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은 학군과 주위 생활환경 등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분노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학급회의 수준의 대책으로 현재의 부동산 혼란을 결코 잡을 수 없다. 임대차 3법의 폐기와 시장친화정책 등 근본적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출사표 박춘희 "전월세난민이 여행객인 줄 아냐"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선거에 첫 출사표를 던진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도 정부·여당의 '호텔 전·월세' 발상을 꾸짖었다.

    박 전 구청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월세난민을 한가롭게 여행에 나서 호텔에 투숙하는 여행객으로 착각한 것 아니냐. 호텔은 숙식을 위한 공간인 아파트와 기초부터 다르다"며 "호텔을 주택으로 바꾸면 원룸 형태가 되는데 정작 공급이 부족한 것은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라고 지적했다. 

    박 전 구청장은 "졸속 시행된 임대차 3법만 철회하면 전·월세대란이 사그라든다는 것을 서울시민들은 알고 있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