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유머감각, 알고보니 엄마 쏙 빼닮아
  • 지난 2일 유명 개그우먼 박지선(36·사진)이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몸에 외상이 없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데다, 모친이 작성한 '유서성 메모'가 발견된 점 등을 감안해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변에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줬던 박지선의 갑작스런 죽음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모친 최OO(59) 씨가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박지선과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는 점이다.

    언론 보도로 공개된 모친의 '유서성 메모'를 보면, 피부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딸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마치 자신의 일처럼 아파했던 최씨의 절절한 심정이 느껴진다.

    '딸만 혼자 보낼 수 없다'며 함께 생을 마감한 최씨는 '천생 개그우먼' 박지선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박지선은 데뷔 초부터 어머니의 일상 모습을 곧잘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 네비게이션이 300미터 앞에서 우회전하라고 하면 3미터 앞에서 우회전하고, '부당거래' 영화표를 끊어드렸더니 '유지태가 연기를 참 잘하더라'고 하셨다는 어머니의 유쾌한 일화는 시청자와 네티즌들을 종종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침에 화장실 변기가 터진 줄 알고 깜째기 놀래서 나가봤더니, 엄마가 거실에서 전기담요로 청국장을 띄우고 있었다. 집에 화장실이 5개는 생긴 기분이다."

    "엄마한테 배고프다고 징징거렸더니 냉장고에 있는 딸기먹으래서 이십개쯤 집어먹었을무렵 엄마가 아 참 그거 씻어먹어라 안씻은거다 한다. 엄마 사랑해요."

    "부모님 오랜만에 영화보고 오시라고 부당거래 영화표를 끊어드렸다. 부당거래를 보고 온 엄마가 아이구 그 유지태가 연기를 참 잘하더라 하신다. 엄마는 도대체 어떤 영화를 보고 온걸까."  

    트위터나 방송 등으로 이러한 코믹한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유머감각도 유전인 것 같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다" 같은 댓글로 박지선의 유머감각이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었다.

    박지선 모녀가 사망한 이후 네티즌들은 당시 박지선이 트위터 등에 올렸던 가족과의 유쾌한 일상 속에 딸을 향한 부모님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며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박지선의 트위터에는 "우리 엄마 화장대엔 로션 하나 스킨 하나. 화장 못하는 딸 위해서 엄마의 화장대도 가난해졌다", "엄마에게 나의 숨은 매력은 뭐냐고 물었더니 예쁜 얼굴이라고 했다. 그러나 숨어 있기 때문에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야호!", "자려고 누웠는데 엄마가 몸에 좋은 거라며 흑초를 입에 부어줬다. 야호 원액이다" 같은 글처럼 박지선 가족의 행복한 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일화가 가득하다.

    박지선과 모친의 빈소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특실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11시.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지선은 '개그콘서트'에 고정 출연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2010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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