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 사의 하루 만에… 추미애 취임 후 승진한 이정수 검사장 '라임 수사' 맡아
  • ▲ 난 2015년 7월23일 당시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이정수 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환자 진료·처방정보 불법 수집·판매 사범 기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난 2015년 7월23일 당시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이정수 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환자 진료·처방정보 불법 수집·판매 사범 기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순철(56·사법연수원 24기) 서울남부지검장 후임으로 이정수(51·사법연수원 26기) 대검 기조부장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박 지검장이 항의상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 만에 후임을 지명했다.

    법무부는 23일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 사건과 관련해 독립적인 수사지휘체계의 공백이 없도록 박순철 남부지검장의 의원면직을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수 대검 기조부장을 후임 남부지검장으로 전보발령해 즉시 업무에 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남부지검, 신속 철저히 진실 규명해달라"

    법무부에 따르면,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서울남부지검이 신임 검사장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법무부·대검 및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하여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신속 철저한 진실규명에 전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임 이 지검장은 서울 출신으로 남강고를 거쳐 서울대 사법학과,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18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가정보원장 법률자문관 겸 현 정부가 추진했던 '적폐청산TF' 부장 검사로 활동했다. 이후 올해 추 장관 취임 후 첫 검찰 인사 당시 대검 기조부장으로 승진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 2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며 부임 73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은 "2005년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 당시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고 사퇴했다"며 "당시 평검사인 저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는데, 그때와 상황은 똑같지 않지만 이제 검사장으로서 그 당시 저의 말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순철 "정치가 검찰 덮었다"… 부임 73일 만에 항의성 사의 표명

    검찰 안팎에서는 박 지검장의 사임이 추 장관을 향한 항의성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검사로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부당하다는 것을 인식했으며, 그런 사실을 알리기 위한 항의성 사표 제출이라는 해석이다. 

    법조계에서도 "사실상 현재 검찰은 청와대 검찰국"이라며 ""장관이 인사권을 멋대로 휘두르면서 직접 지시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9일 라임 사태와 윤 총장 가족·측근 사건 수사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지난 7월 윤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연루 의혹이 있던 검언유착 수사 이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