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교직원 근무… 업무연관성 전혀 없는데 추미애 당대표 때 이사장 임명돼
  • ▲ 추미애 법무부장관. ⓒ박성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 ⓒ박성원 기자
    '낙하산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된 전국버스공제조합 정인경 이사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형부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으로 '엄마 찬스'라는 비난을 받은 추 장관이 또 다른 논란에 직면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하다 하다 이제는 처제 찬스까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건국대 직원 30년 했는데… 추미애 與 대표 때 버스공제조합 이사장으로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임명된 버스·화물·개인택시·택시공제·전세버스 등 5개 민간 공제조합의 전·현직 이사장 24명 중 23명이 낙하산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버스공제조합 이사장은 추 장관의 형부다.

    버스공제조합은 버스운송사업자가 운행 중 사고가 났을 경우 신속한 보상과 발생한 손실액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조합 이사장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 임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30여 년간 건국대 직원으로 일한 것이 경력의 전부로 알려진 추 장관의 형부가 2018년 5월 버스공제조합 이사장에 임명됐다. 정 이사장이 임명될 당시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4월 말까지다.

    추미애, 형부 낙하산 의혹에 "저와 상관 없는 일"…경찰 수사 착수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추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은 정 이사장이 여당 대표의 영향력으로 버스공제조합 이사장에 임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저와 상관 없는 일"이라며 "저의 친인척은 경제활동을 할 자유가 없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018년 버스공제조합 이사장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지난달 21일 정 이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대책위는 "정씨가 버스공제조합 이사장과는 관련성이 전혀 없는 분야(경력)임에도 공모했다"며 "추천 과정에서도 단독추천 후보로 국토부 승인을 받아 임명된 것은 전형적인 특혜"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최근 검찰로부터 이 사건을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심 의원은 "(공제조합의) 이사장 대부분은 전 국토부 직원으로, 공제업무와는 관련이 없다"며 "연합회장과 낙하산 이사장들이 한몸이 돼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 결국 그 피해는 자동차 사고를 당하는 불특정 국민들에게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이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버스공제조합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조합 관계자들은 "별로 말씀 드릴 게 없다" "정 이사장이 오늘 휴가라 자리를 비워 연락이 안 된다" "회사 내부 공사가 있어서 관련 부서 직원들이 자리에 없는 상태"라고 답을 피했다.

    "하다 하다 이제 처제 찬스까지… 알뜰하게 잘 해드셔"

    앞서 추 장관은 아들 서모(27) 씨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엄마 찬스'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형부의 버스공제조합 이사장 임명을 두고 낙하산 의혹까지 제기되자 정치권에서는 '처제 찬스'라는 말까지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다하다 이젠 처제 찬스까지"라며 "알뜰하게 잘들 해드신다. 그럼, 정치 이런 맛에 하는 것"이라고 비아냥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