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급유통제사 부족 '2020년 7월까지 모두 전력화' 무산…유사시 미군 도움 못 받으면 전투기 전력 위험
  • ▲ F-15K에 급유를 하는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 ⓒ공군 제공
    ▲ F-15K에 급유를 하는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 ⓒ공군 제공
    1조3000억원을 들여 4대를 도입한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급유통제사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2년 동안 10명도 채 교육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장마 등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됐다”고만 답했다.

    김병기 “공군, 급유통제사 부족으로 4대 중 2대밖에 운용 못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실은 15일 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10월 현재 공군 내 급유통제사는 5명이다. 공중급유기에는 급유통제사가 2명씩 타야 한다. 때문에 실제 운용할 수 있는 공중급유기는 4대 가운데 2대뿐이라는 설명이다.

    김병기 의원은 “공중급유기는 항속거리가 짧은 공군 주력기 F-16의 전투력을 보강해주는 핵심 전력”이라며 “당장 전쟁이 날 경우에는 (공중급유기 운항 불가로 전력 투사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공중급유기는 다른 항공기에 연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 번의 급유임무비행에 4~5시간밖에 떠 있지 못 한다. 공중급유기를 2대만 사용한다면 ‘전쟁 중’일 경우 제공권 확보에 심각한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었다. 그런데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군 “급유통제사 태반, 전시 작전 투입할 수준은 안 돼”

    공군은 2018년 11월 1호기 인수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 4호기까지 공중급유기 인수를 마무리 했다. 2019년 1월 공중급유기 1호기 전력화 행사 당시 공군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우리 전투기들은 공중급유를 통해 전투행동반경을 대폭 확대, 독도와 이어도에서의 작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게 됐고, 방공식별구역 수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 공군 급유통제사. 해외의 경우 급유통제사는 다양한 악조건 속에서 훈련을 받는다. ⓒ공군 제공.
    ▲ 공군 급유통제사. 해외의 경우 급유통제사는 다양한 악조건 속에서 훈련을 받는다. ⓒ공군 제공.
    당시 언론과 국민들은 ‘전력화’라는 표현, 2020년 7월이면 공중급유기 4대가 모두 가동할 것이라는 국방부와 공군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현재 급유통제사는 5명, 올 연말까지 3명이 교육을 마치고 합류한다. 공군 측은 “현재 우리 군의 급유통제사는 미군 등과 달리 아직 초보”라며 실전에 즉시 투입할 정도로 숙련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이런 저런 이유로 급유통제사 양성 교육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공중급유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의 스페인 교육시설로 인력을 보내 에어버스 측으로부터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올해 초 발생한 우한코로나 때문에 교육 일정이 대폭 연기됐다고 했다. 여기다 “올해 장마가 길어서 훈련 비행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공군 “올해 장마가 길어서 훈련 못했다”…비올 때 전쟁 안 나기를 기도해야

    “아니, 에어버스 A330을 개조해 만든 공중급유기, 그것도 군용기인데 무슨 태풍도 아니고 비가 온다고 비행을 안 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공군 측은 당연하다는 듯 “우천 시에는 비행 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급유통제사들이 ‘초보’여서 위험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그럼, 내일이라도 전쟁이 나면, 급유작전은 어찌 되느냐”고 묻자 “그 사람들을 실전에 투입할지 말지는 지휘관 판단에 달렸다”고 답했다.

    “우한코로나고 장마고 다 좋다. 그렇다면 2019년에 교육을 많이 못한 것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묻자 공군은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일정이 늦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군은 “급유통제사는 시간이 지나면, 다 갖춰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군 조종사 가운데 공중급유 훈련을 마친 사람들이 많이 늘었으니 미군에게서 급유를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계획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때까지도 급유통제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공군은 설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