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9년 적자 7000억, 연평균 1400억… 한수원, 양수발전 추가하면 전기료 인상 불 보듯
  • ▲ 삼랑진양수발전소가 하부의 호수 물을 상부 호수로 끌어올려 물을 떨어뜨려 그 낙차를 이용, 전기 생산을 위해 건설한 천태호. ⓒ뉴시스
    ▲ 삼랑진양수발전소가 하부의 호수 물을 상부 호수로 끌어올려 물을 떨어뜨려 그 낙차를 이용, 전기 생산을 위해 건설한 천태호. ⓒ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양수발전소를 운영하며 5년간 매년평균 14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3조6000억원을 들여 양수발전소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정작 효율 높은 원자력발전소는 조기 폐쇄하면서 경제성이 없는 양수발전에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 4배 확대 예정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한수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영동·홍천·포천 3곳에 총 1850MW 규모의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3020'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계획에 따라 양수발전의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양수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에 따른 주파수 안정화 유지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의 저렴한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에 저장했다 블랙아웃 위기나 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2017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양수발전기를 2GW 확충할 예정이다. 2020년 말께 발표가 예정된 제9차 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2019년 대비 약 4배 확대한 78.1GW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수발전, 지난 5년간 매년평균 1408억 적자

    문제는 양수발전기 추가 건설이 한수원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신규 양수발전 3기 건설비 3조6000억원을 비롯해 신규로 도입되는 양수발전의 연간 손실액은 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기존 양수발전으로 인한 적자폭도 매우 크다. 한수원은 총 16호기의 양수발전소를 운영하며 2015~19년 매년평균 140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1140억원, 2016년 143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2017년에 17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368억원, 132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가동시간이 적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5년간 양수발전의 하루평균 가동시간은 3시간에도 못 미쳤다. 가동시간 순위는 2017년(3시간18분) 2015년(3시간7분) 2018년(2시간56분), 2019년(2시간54분, 2016년(2시간51분)분 순이다. 또 5년간 한수원이 가동한 16호기 전체 연평균 총 가동시간은 46시간에 불과했다.

    "정권 코드 맞추기 급급…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

    한수원의 양수발전 확충계획을 두고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효율성이 높은 원전을 폐쇄하면서 적자투성이인 양수발전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려 한다는 것이다. 

    앞서 한수원은 2019년 12월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원전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를 결정했다. 

    구자근 의원은 "단 한 번도 수익을 내지 못한 양수발전에 3조6000억원을 들여 신규 건설을 추진 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한수원이 문재인 정부 코드 맞추기에 급급해 연간 1400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되는 양수발전에 3조6000억원을 투자한 결과는 결국 전기료 인상 등을 통해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