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오늘 새벽 대규모 장비 열병식”…생중계한 2010년, 2015년과 달리 선전매체 보도도 않아
  • ▲ 2018년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5형.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5형.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미국의 눈치를 보는 걸까 아니면 우한코로나 때문일까.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당 75주년 기념일이다. 그런데 북한 선전매체가 열병식을 중계방송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평양 내 외국인들에게 “열병식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열병식을 새벽에 기습적으로 끝낸 정황을 파악했다.

    합참 “오늘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 실시 정황”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오후 1시 무렵 “북한이 오늘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이것이 열병식 본 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분석·추적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열병식을 실시한 시간도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의 발표는 언론들에도 의외였다. 언론들은 당초 북한이 10일 열병식을 하면서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국내외 안보전문가들이 제기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나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공개설에 관심을 가졌다.

    조선중앙TV 등 북한선전매체의 이날 보도일정에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이 없는 점도 신경쓰지 않았다. 녹화방송을 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그러나 합참 발표대로면,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소식은 북한의 현재 상황에 의문을 들게 만든다. 하나는 평양 내 외국인들에게 “열병식 접근금지” 경고를 내린 것, 다른 하나는 노동당 창건일에 앞서 금수산 태양궁전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동행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 평양 내 외국인들에 열병식 접근금지 경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9일 평양에 외교공관을 둔 나라로부터 “북한이 지난 8일 평양 주재 외국 공관과 인도주의 지원단체, 국제기구 등에 새로운 지침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장에 접근하거나 행사를 촬영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북한은 그러면서 시내 호텔과 상점, 식당에서 체온 측정과 손소독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하고 평양 시내에서 차량 이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열이나 기침이 있는 외국인은 평양 외교관 구역에 있는 전용 병원 ‘평양친선병원’에 통보해 달라고 덧붙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한코로나를 우려한 조치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까지 더하면 신경이 쓰인다. 통신은 이날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당 중앙 지도기관 간부들이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김정은이 빠졌다. 대신 김정은 명의로 된 화환만 바쳤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동당 창건일에 하려 했던 열병식을 비공개로 치르고, 김정은은 전날부터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