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 광폭 행보에도 '에둘러 비판' 한 차례 뿐… 측근‧가족 수사에 굴복? 국감서 '작심발언' 의견도
  •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DB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DB
    윤석열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다. 지난 7월 이동재 전 채널A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이 제기된 후 대외 행보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윤 총장으로서는 측근들이 잘려나가고 가족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는 상황이어서 '침묵은 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 등 여권 인사들 관련 굵직한 의혹에도 언급조차 없는 것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총장으로서 직무유기라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총장 취임 1주년 때도 '침묵'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최근 외부 접촉은커녕 내부에서도 발언을 극도로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관련 수사를 비롯해 여권 인사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이 이렇다 할 발언이나 관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들었다"며 "사실상 잠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 총장은 지난 7월25일 검찰총장 취임 1주년 때도 공식 성명을 발표하거나 기자간담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윤 총장이 공식석상에서 발언한 것은 지난 8월3일 신임 검사 신고식이 마지막이다.

     당시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독단적 검찰 인사를 겨냥한 듯 "우리 헌법의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한다"며 현 정권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같은 윤 총장의 잠행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여권에서 밀어붙이는 가족 관련 수사 때문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총장과 아내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 장모 최모 씨 등이 고소·고발된 사기 사건을 최근 형사1부에서 형사6부(부장 박순배)로 재배당하고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총장으로서 어떤 행동도 없어… 직무유기"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여권이 측근에 이어 가족에 대한 수사까지 펼치며 압박을 가하는데 부담을 안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검찰 내부조직을 친정부 인사들이 장악한 상황에서 본인이 (정권에) 더 적대적으로 나서기보다 침묵하기를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의 이 같은 행보에 실망스러운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3년 10월 경기도 여주지청장으로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을 당시만 해도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검찰의 기개를 보였던 윤 총장이 결국 정권 앞에 납작 엎드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검찰 출신이자 정치권 출신의 한 변호사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모습으로는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총장으로서 직무유기다. 추 장관 아들 사태에서나, 정부가 검찰을 장악하는 현 시점에서도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정권에 굴복한 것과 뭐가 다르냐"며 탄식했다.  

    국감서 '작심발언' 내놓을까… 여론 기대감 상승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지어 윤 총장을 옹호하던 야권에서도 쓴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사전대책회의에서 "최근 검찰 행태를 보면 추 장관의 사조직, 친위부대로 전락했다"며 "4·15총선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고,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도 열흘 뒤면 만료된다. 그런데 여전히 검찰에서 뭘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사실상 윤 총장을 겨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오는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작심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앞서 2013년 10월 윤 총장은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서 국감에 출석해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와 관련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며 작심발언을 쏟아내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발칵 뒤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