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 주장하며 반미-반일 내세운 공무원학원 강사… 보훈처, 독립운동가 강연 맡겨
  • ▲ 보훈처가 8월의 독립운동가 역사 강연을 맡긴 학원강사 A씨의 과거 발언. ⓒ관련 유튜브 캡쳐.
    ▲ 보훈처가 8월의 독립운동가 역사 강연을 맡긴 학원강사 A씨의 과거 발언. ⓒ관련 유튜브 캡쳐.
    국가보훈처가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강연을 맡긴 강사가 평소 수강생들에게 반미·반일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인물임이 드러났다고 조선일보가 5일 보도했다.

    A씨 “6·25전쟁은 미국이 연출·각본 다 만든 전쟁”

    보훈처는 최근 '8월의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 관련 강연 영상을 제작해 페이스북 등 SNS에 게재했다. 강연은 유명 학원 강사인 A씨가 ‘재능기부’했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문제는 A씨가 평소 공무원시험 전문 학원에서 강의하면서  “6·25전쟁은 미국이 연출·각본을 다 맡아 치른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등 반미·반일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A씨 6·25전쟁과 관련 “미국 내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자마 남한이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며, 이후 제주도에서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는 주장도 폈다.

    A씨는 나아가 6·25전쟁 당시 미군이 재미로 한국사람을 학살했다는 주장도 폈다고 신문은 전했다. “6·25전쟁 당시 미군들은 피난 행렬이 있으면 포가 얼마나 잘 떨어지나 볼까 하고 뚝뚝 떨어뜨렸다”며 “(한국인은) 사람 취급을 못 받는 민족이었다”는 것이다. A씨가 “현대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목적과 의의는 성숙한 반미의식을 키우는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검색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A씨 성향

    보춘처는 A씨에게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강연을 맡긴 이유로 ‘재능기부’를 내세웠지만, 적절한 해명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A씨의 이름만 검색해도 그의 성향이나 과거 발언을 설명한 글이 적지 않았다.

    수강생들에게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소개한다는 A씨는 2018년 한 인터넷 강의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이명박 정부의 조작”이라며 “만약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면 내 손을 자르겠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었다.

    수 년 전 EBS에서 강의를 맡았을 때는 “북한에서는 김좌진 장군이 일제와 내통한 역사적 사실을 사학계에서 제시해 별로 인정을 못 받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강의 내용 때문에 EBS와 갈등을 빚어 해고당했으며 국정원에 끌려가 조사받았다는 주장도 폈다.

    천안함·연평도 유가족 홀대했던 보훈처… A씨와 통했나

    1985년 1월 창설한 국가보훈처는 1962년 5월 설립한 원호처를 그 뿌리로 본다. 6·25전쟁이 끝난 뒤에도 많은 고통을 받던 참전용사나 전몰장병 유가족을 돌보기 위해 출범한 정부 부처다. 하지만 보훈처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로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는 것이 지난 3월27일 서해 수호의 날, 6월6일 현충일 추념식이다. 당시 보훈처는 천안함 폭침 사건 생존자와 유가족을 제대로 예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지난 7월 이승만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는 박삼득 처장이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빼고 “이승만 박사”라고만 지칭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문재인 정권 출범 뒤 일관되게 북한과 공산독재에 대적한 사람들을 경시해온 보훈처가 A씨를 강사로 채택한 것 역시 같은 맥락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