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청산, 친일 파묘" 김원웅 기념사, 여권과 사전교감설… 김원웅 본인은 "아니다" 부인
  • ▲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애국가를 청산하고 친일인사들의 묘를 파묘하자"고 주장했던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 내용을 더불어민주당이 미리 알았다는 주장이 18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로부터 나왔다. 

    청와대 역시 15일 김 회장의 기념사 내용을 사전에 알았지만, 이의 수정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청와대와 민주당 모두 김 회장이 강경발언을 쏟아낼 것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말이 된다.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모이는 광복절 행사 특성상 김 회장의 연설 방향과 내용은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념사 내용과 관련해 사전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민주당, 김원웅 기념사 내용 사전에 인지

    김 회장의 기념사가 논란이 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당대표 유력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17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감쌌고, 또 다른 당권주자인 박주민 의원은 15일 김 회장을 직접 찾아가 "회장님의 광복절 축사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여권이 김 회장을 스피커로 활용해 친일 프레임을 통한 '갈라치기전략'을 구사했다고 의심한다. 최근 떨어지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지지율 떨어지니 친일 갈라치기"… 野 "위선적 정치 쇼 지나치다"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우리는 김원웅 회장의 축사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여권이 사전에 미리 짜 놓고, 대통령은 입도 뻥긋 안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본다"며 "민주당이 지지율이 떨어질 때 구사하는 전략 중 하나로 친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갈라치며 야권을 공격하는데, 스피커로 나선 김원웅이 허위사실을 이야기하고 표현 자체도 매우 생경하게 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김 회장의 기념사 내용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야당은 사전에 김 회장이 무슨 말을 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위선적으로 쇼를 하는 정치가 너무 과하다. 못된 정치"라고 질타했다. 

    앞서 김 회장은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며 이들의 '파묘'를 주장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1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축사는) 전혀 청와대와 교감이 없었고 준비기관인 행정안전부에 (기념사 낭독시간을) 10분 정도 할애하겠다고 통보하고 시간을 점검하는 것이지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