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하면 조직의 쓴맛" "대깨문은 노사모랑 달라"…진중권, 민주당에 일침
  •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4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것과 관련해 "문제는 당의 기풍 쇄신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헤게모니를 친문(친문재인)세력이 쥐고 설친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목소리를 내겠느냐"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33.4%의 지지율을 얻어 미래통합당(36.4%)에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與 의원들, 배지 보전에만 관심… 거수기 역할만 충실히"

    이와 관련, 진 전 교수는 "이번 지지율 교차에는 그동안 민주당이 보였던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당에 망조가 든 상태라, 장기적으로는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 친문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관료주의 하의 공무원처럼 아무 소신 없이 그냥 의원 배지 보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면서 "눈치 보며 거수기 역할만 충실히 할 뿐"이라며 당의 쇄신이 어려운 이유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쓴소리 하는 사람에게는 이미 '조직의 쓴맛'을 보여준 바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반대했던 금태섭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고 징계받은 바 있다. 

    "민주당 차기들, 친문 독주에 제동 못 걸어" 

    진 전 교수는 이 같은 당의 문제를 혁신할 사람은 차기 대선주자이지만 이들마저 친문세력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차기'가 되려면 당에서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당이 이미 친문에 완전히 장악된 상태"라고 지적한 진 전 교수는 "이러니 차기들도 감히 친문의 독주에 제동을 걸 처지가 못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제법 쓴소리 비슷한 거 하던 사람들도 최고위원선거 나가더니 곧바로 아부 모드로 전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후보와 관련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상황을 돌파하는 카리스마형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평가했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해서는 "'국민이 뭔가 새로운 기대를 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뗐지만, 그 자신도 그 발언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갈 수 없음을 잘 알 것"이라고 평가했다.

    "열린민주당과 통합? 제정신 아니다"

    차기 대선주자들이 문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낼 경우 "바로 정치적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직설을 내뱉은 진 전 교수는 "설사 대선후보가 돼도 대통령과 선을 긋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깨문(대X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자들)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랑은 다르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남경필 전 경기지사를 찍었던 애들"이라고 부연했다.

    진 전 교수는 "당이 변하지 않는 이상 사고는 계속 터져 나올 것"이라며 "(민주당 일각에서) 위기 수습책으로 '열린민주당'과 통합하자는 얘기를 한다. 지지율 떨어뜨린 그 요인을 더욱 더 강화하겠다는 거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