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랜드연구소, 5개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 파주 LG디스플레이도 공격 목표로 상정
  • ▲ 북한군 전방주요부대와 한국 접경지역 인구분포. ⓒ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 북한군 전방주요부대와 한국 접경지역 인구분포. ⓒ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1994년 3월 남북실무대표 회담 당시 북한의 박영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은 이런 말을 했다.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습니다. 전쟁이 나면 불바다가 되고 말아요.”

    북한의 ‘서울불바다’ 주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미국 씽크탱크에서 나왔다. 미국의 안보전문 씽크탱크 ‘랜드연구소’ 육군연구부문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 ‘북한의 재래식 포 전력’에 따르면,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전진배치한 포병으로 한국을 선제공격할 경우 1시간 포격으로 최대 2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시나리오의 전제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강력한 제재 가하자 북한이 도발”

    랜드연구소는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는 상황이 미북정상회담 결렬로 시작될 것으로 가정했다.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미국은 북한에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다. 긴장이 점점 고조되던 가운데 북한이 미국령 괌을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위협 발사한다.

    첫 번째 탄도미사일은 계획대로 괌 북부 바다에 떨어졌다. 그런데 두 번째 탄도미사일이 괌 미군기지를 직격한다. 이 공격으로 미군 5명이 전사하고 10명이 부상을 입는다. 미국 대통령은 즉각 북한 주요지휘소와 해·공군 대형기지에 대한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을 명령한다.

    미국의 정밀타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북한은 비무장지대 일대에 배치해 놓은 포병으로 한국을 공격한다. 랜드연구소는 이때 북한의 공격 시나리오로 5가지를 상정했다. 첫 번째는 5분 동안 접경지역 주요 공업시설을 공격, 두 번째는 1분 동안 한국 비무장지대 일대를 공격, 세 번째는 1분 동안 서울 도심지역을 공격, 네 번째는 1시간 동안 한국 비무장지대 일대를 공격, 마지막으로는 1시간 동안 서울 도심을 공격하는 것이다.
  • ▲ 경기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과 이를 타격할 북한 포병 위치. ⓒ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 경기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과 이를 타격할 북한 포병 위치. ⓒ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사상자는 네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많았고 두 번째가 가장 적었다. 하지만 적다는 수준조차 사망자 400여 명을 포함해 4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파주 LG디스플레이 P10 단지 공격부터 비무장지대 공격까지

    북한이 공격할 수 있는 접경지역 주요 공업시설로는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 P10단지가 꼽혔다. 이곳은 세계적인 OLED 생산시설이다. 북한이 이곳을 타격 목표로 잡은 이유는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북한이 152mm 곡산포, 122mm 방사포 등 총 12문으로 LG디스플레이 P10 단지를 5분 동안 210발 포격하는 상황을 상정했다. 이 경우 사망자는 920여 명, 부상자는 855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OLED 공장 파괴로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충격을 주게 되며 한국 국민들에게는 심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한국 측 비무장지대 일대를 1분 동안 공격할 경우에는 152mm 자주포, 122mm 자주포, 곡산포, 122mm 방사포 등 864문의 포를 동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결과 400명의 사망자와 41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북한이 만약 사거리 60km의 장거리 방사포를 포함, 전방에 배치한 5700문의 포를 총동원해 비무장지대 일대를 1시간 동안 38만5000발의 포탄으로 공격할 경우 사망자 1만7000여 명을 포함해 사상자 20만5600명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 ▲ 북한이 1시간 동안 한국 비무장지대 일대를 공격할 경우 사정권과 한국의 인구밀도. ⓒ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 북한이 1시간 동안 한국 비무장지대 일대를 공격할 경우 사정권과 한국의 인구밀도. ⓒ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서울 포격 시 인명피해 심각…1시간 포격으로 사상자 20만명

    북한이 사거리 60km의 240mm 방사포 54문으로 서울 도심을 향해 1분 동안 로켓 1188발을 쏘았을 때는 1570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만8350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사거리 60km 안팎의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총 324문의 장사정포로 1시간 동안 서울 도심에 1만4000여 발의 포격을 가했을 경우 사망자 1만680명을 포함해 13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1시간의 포격도발을 가정했을 때 서울보다 비무장 지대 일대의 인명피해가 큰 이유는 수도권 북부를 포함, 접경 지역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데다 안전한 대피시설이 적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북한이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실제 전쟁에서는 더 많은 피해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션 바넷 선임연구원은 “북한 포 전력이 새로운 게 아니라 세계적으로 흔하게 존재하는 무기를 대규모로 전진배치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북한의 재래식 전력 위협이 향후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