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최소 100명 사망, 4000명 이상 부상”… 트럼프, 질산암모늄 폭발설에 '갸우뚱'
  • ▲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이후 현장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이후 현장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4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무렵 폭발사고가 일어나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4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폭스뉴스가 레바논 적십자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상자는 계속 늘어난다고 한다.

    레바논 폭발 사망자 최소 100명, 부상자 4000명 이상

    폭스뉴스는 “레바논 적십자사 조지 케타네에 따르면, 폭발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으며, 현지 병원에는 이로 인한 부상자로 넘쳐난다”면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

    이번 폭발은 핵폭발과 같은 버섯구름을 만들어낼 정도로 위력이 컸다. 사고현장 주변의 건물은 대부분 무너졌다. 항구에서 10km 떨어진 건물 유리창도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240km 떨어진 키프로스에서도 폭발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500km 떨어진 요르단 지진관측소는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 충격파를 감지했다.

    레바논 신문 ‘알-아크바르’는 “중동국가의 수도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대붕괴였다”고 평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폭발 원인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방송 LBC는 “폭발현장에 쌓여 있던 물질은 질산암모늄이었다”고 전했다.

    폭발의 근원으로 추정되는 창고에는 질산암모늄 2750t이 6년 넘게 쌓여 있었으며, 별다른 안전장치도 없었다는 것이 레바논 당국과 현지 언론의 발표다. 

    질산암모늄은 경유 또는 등유와 적절하게 배합하면 강력한 폭발물로 만들 수 있는 인화성 물질이다. 로켓 연료로도 사용한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질산암모늄의 수출입을 철저히 관리한다.
  • 트럼프 “미군 장성이 보기에는 폭탄공격 같다던데…”

    레바논 보안당국 고위관계자도 “이번 폭발은 선박에서 하역해 항만 창고에 보관 중이던 폭발물질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레바논 폭발이 폭탄공격으로 보인다는 말을 미군 장성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내가 우리 미군 장성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들은 이번 (레바논) 폭발이 폭발물 제조공정에서 일어난 사고(event)는 아닌 것으로 같다더라”며 “그들(미군 장성들)은 이번 폭발이 폭탄 등을 사용한 공격으로 보더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중동지역은 긴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우리는 이번 폭발과 전혀 무관하다”는 성명을 내놨다. 

    다른 한 쪽에서는 이번 폭발사고가 2005년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총리를 암살한 헤즈볼라 조직원의 재판을 앞두고 벌어졌다며, 이번 사고가 이란을 배후로 둔 테러조직의 소행이라고 의심했다.

    폭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레바논 정부의 분노는 커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4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TV연설을 통해 “이번 재앙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