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대학원 전략연구원 “2028년, 북한 재래식 전력 위축 예상… 대규모 지상미군 필요 없어”
  • ▲ 미육군 제173공수여단 장병들이 훈련을 위해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타고 있다. 한국에도 제173공수여단 예하 부대가 주둔 중이다. ⓒ미육군 제8군 공개사진.
    ▲ 미육군 제173공수여단 장병들이 훈련을 위해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타고 있다. 한국에도 제173공수여단 예하 부대가 주둔 중이다. ⓒ미육군 제8군 공개사진.
    “인도-태평양지역 미군을 한국·일본에 집중배치한 것은 냉전의 유산일 뿐 효과가 적고 전략적으로도 무책임하다.”

    미국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SSI)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육군의 변신: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초경쟁과 미 육군 전역(戰域)설계’라는 보고서를 내놨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미군 전력, 한국·일본 전진배치는 무책임·비효율적”

    보고서는 마크 애스퍼 국방장관이 2018년 육군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발주한 것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SSI는 보고서에서 “현재 인도-태평양의 미군전력은 일본과 한국에 집중배치됐는데, 이것은 한국전쟁과 냉전의 유산에 기반한 것”이라며 “미군의 이런 전진배치는 제2의 한국전 발발에 효율적으로 대비하는 것으로 간주됐지만 전략적 측면에서는 무책임하다”고 평가했다.

    “중국과의 초경쟁전략 또는 무력충돌을 염두에 둔 전략 측면에서 미군 전력을 한국과 일본에 배치한 것은 유용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미군 전력 대부분이 중국의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잠수함 등 ‘반접근/반지역 거부(A2/AD)’용 전력의 영향권에 든 것은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에서 미국과 군사적으로 적극적으로 경쟁하는 세력은 중국·러시아·북한이 있는데, 현재 추세대로라면 중국은 2028년에도 도전자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2028년에도 가장 큰 위협으로 남을 중국에 대응할 수 있게 전력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러시아는 유럽지역에 초점을 두고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고, 북한은 핵무기·생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체계를 계속 증강하겠지만 기존의 재래식 전력은 오히려 위축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2028년엔 북한 재래식 전력 위축될 것”
  • ▲ 주일미군과 연합훈련 중인 일본 육상자위대. 서부방면대 제8사단 42연대 소속이다. ⓒ주일미군 공개사진.
    ▲ 주일미군과 연합훈련 중인 일본 육상자위대. 서부방면대 제8사단 42연대 소속이다. ⓒ주일미군 공개사진.
    “따라서 향후 미군 배치는 훨씬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장소와 연결되고, 적의 선제공격으로부터 전투력을 회복할 수 있는 역량, 특정 시간과 장소에 가장 적절히 전력을 투입할 수 있는 기민함, 한 곳의 전력이 완전히 소멸되더라도 보충할 수 있는 전력 여유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주장했다.

    연구원은 “2028년에도 한반도 방위를 위한 미국의 정치적 노력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때 향후 한반도 내에서 재래식 전쟁이 일어날 경우 지상방어는 한국군이 더 큰 책임을 이양받아야 한다”며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인수, 전력 현대화 추세를 고려할 때 유사시 주한미군이 지상전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앞으로 지상전력보다 방어·지속성·정보·지휘통제에 집중하는 구조로 변해야 하며, 주로 한미연합군을 지원하는 임무로 성격이 전환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중국 대응 위해 전략 통합 가능한 나라는 호주·일본·대만” 

    연구원은 또 미군이 중국에 맞춰 인도-태평양전략을 바꾸는 데 협력해야 할 핵심국가로 호주·일본·필리핀·한국·싱가포르·대만을 꼽았다. “다만 중국의 위협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을 하고, 당장 전략적 통합이 가능한 나라는 호주·일본·대만”이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반면 한국은 미국이 중국과 대결하는 데 ‘제한적이고 단기적’으로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미국의소리 방송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국가국방전략(NDS)이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목표라고 명시한 요구사안을 2028년까지 최적화하는 방안을 주제로 연구한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네이선 프레이어 미 육군대학원 교수는 “이 보고서가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거나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를 제언(提言)한 것은 아니다”라며 “보고서는 또한 미국 국방부나 육군의 공식 견해를 반영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프레이어 교수는 “미국의 자원이 무한하지 않고, 북한과 중국의 위험 사이에서 중국에 초점을 둔 전략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