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3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수급계획 수정안' 마련… 2024년까지 3000명 내외로 감축
  • ▲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 인재양성협의회를 열고 초등 교원 채용 규모를 감축하는 내용의 '교원 수급정책 추진 계획'안을 마련했다. ⓒ
    ▲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 인재양성협의회를 열고 초등 교원 채용 규모를 감축하는 내용의 '교원 수급정책 추진 계획'안을 마련했다. ⓒ
    내년부터 4년간 공립 초등학교 교사 채용규모가 기존 계획보다 매년 적게는 100명, 많게는 900명 이상 줄어들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초등학생 수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교육부가 기존 계획을 수정하기로 한 것이다. 

    교원단체들은 "농·산·어촌 학교나 과밀학급 문제 등 교육현장을 고려한 구체적 방안 없이 교사 줄이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원 수급정책 추진계획’안을 마련했다. 2018년 4월 ‘중장기(2019~30) 교원 수급계획’을 내놓은 지 약 2년 만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새 교원 수급정책을 통해 교사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있는 교육여건이 마련될 것"이라며 "미래교육 실현을 위한 정책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30년 초등생 172만명으로 급감… 초등교사 채용규모 단계적 감축

    통계청이 지난해 실시한 장래인구 특별 추계에 따르면, 2030년의 초등학생 수가 2018년에는 226만명으로 예측됐으나, 지난해에는 172만명으로 예상치를 조정했다. 예상치가 23.9%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초등학교 신규 교원 채용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 2024년까지 3000명 내외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치러지는 '2021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 채용규모는 기존 계획보다 100명 줄어든 3780~3880명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2022년에는 기존 계획보다 400명 줄어든 3380~3580명을 채용한다. 이어 2023∼24년에는 3000명 내외로 인원이 감축된다. 

    지난 계획에서는 2023년 3750∼3900명, 2024년 3600∼3900명을 선발하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채용규모가 기존 계획보다 최대 900명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년 전 수립한 기존 교원 수급계획은 4년 전 인구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인구 감소가 예상보다 빨라 초등교사 신규 채용 규모도 더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교육계는 이 같은 교육부 방침에 인구 추계와 미래교육 전환에 따른 과정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농·산·어촌 학교나 과밀학급 문제 등의 구체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단지 교사 수만 줄이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근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밀학급·소규모학교 문제 외면… 근본 대책 없다" 지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인구 추계나 미래교육을 반영한 교원 수급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도농 간 교육 차이가 극명한 상황에서 소규모학교 문제를 외면했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계획을 발표했어야 하는데 그저 교사 줄이기에만 그쳤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인구 유입이 계속되는 대도시에는 여전히 많은 과밀학급이 존재하고, 농·산·어촌 학교는 아무리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도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원을 줄일 수 없다"며 "교원 수급계획의 목표는 학생 수 변화의 반영이 아니라 교육여건 개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하로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도심의 과밀학급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특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대도시는 과밀학급이 넘치고 학생 수가 적은 농·산·어촌은 교사가 부족해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도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 상한제를 신설하고 농·산·어촌 학교의 교원 산정기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학교 교원 채용의 경우 2년 전 계획과 비교해 학령인구 변화가 크지 않아 기존 수급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계획에 따르면, 중학교 신규 교원 채용규모는 올해 4448명에서 2024년에는 4000명 내외로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