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각) 존슨 총리 등 접견해 "'화웨이 배제' 등 감사"… 英, '위구르 인권탄압' 관리 제재는 '신중'
  • ▲ [런던=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뉴시스
    ▲ [런던=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영국을 방문해 '광범위한 반중 동맹'에 동참해줄 것을 영국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위구르 무슬림 인권 침해에 대해 독자제재를 내놔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됐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폼페이오 장관은 보리스 존슨 英총리와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등을 접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英-홍콩 범죄인인도조약 중단 조치와 화웨이 배제 선언에 대해 영국 정부에 감사를 표시했다. 

    폼페이오 "중국 공산당, 정치적 목적 때문에 코로나 악용"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라브 장관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한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먼저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불명예스럽게도 중국 공산당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코로나 팬데믹을 악용했다"며 "시진핑 주석은 공산당의 진면목을 전 세계에 내보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중국을 포함해 모든 나라가 국제 체제 하에서 행동할 때에는, 적절하면서도 국제질서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인도군과 충돌 사태 등을 지적한 것이다. 라브 장관은 "영국과 미국은 우리 공동의 자유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며, 협력할 때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인도 국경 충돌… "국제질서에 부합 못해" 비난

    '영국이 추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가'란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든 국가들, 중국 공산당이 자국에 가하는 위협을 이해하고 마땅히 우리의 소유여야 할 것들을 회복하기 위해 때로는 독자적으로 때로는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이 자국의 국민과 주권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국가들이 더 나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영국을 방문한 또 다른 이유는,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에 대한 영국의 독자제재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위구르 인권탄압에 가담한 중국 관리들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 등 '핀셋 제재'를 취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위구르 인권탄압' 연루 인사 독자 제재 어려움 느끼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폼페이오와 만난 한 하원의원은 중국 관리 제재를 논의했다고 밝힌 반면, 라브 장관의 측근들은 비공개회담에서 이 주제가 언급됐는지에 대해 답변을 꺼렸다"고 전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와 라브 두 장관은 모두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각) 이안 던컨 스미스 전 영국 보수당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은 영국을 여행할 수 있는 여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재 대상으로 람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영국이 실제 그와 같은 제재에 돌입할지는 미지수다. 22일(현지시각) BBC는 '영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가'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양국간 경제의존을 되짚었는데, 이는 중국과의 관계 훼손에 대해 영국 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사에 따르면, 중국은 영국의 여섯 번째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300억 파운드(한화 45조원)에 달했다. 중국은 또 영국의 발전소 경영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데, 서머셋 소재 힝클리 포인트 발전소 건설에만 중국의 투자자금 200억 파운드(한화 30조원)가 투입된 상태다.

    "WHO는 정치를 하는 조직… 거브러여슈스와 중국의 거래가 사태 악화시켜"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해서도 독설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폼페이오는 영국 하원의원 등 20여명의 고위인사들과 비공개로 만나 "WHO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를 하는 조직"이라며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과 너무 가깝다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확실한 정보에 따르면,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2017년 WHO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때 (중국과) 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영국 국민이 코로나로 사망한 것은 결국 이 같은 거래 때문"이라고 WHO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그리고 중국을 싸잡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