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뮤지컬 '더 모먼트' 공연 장면.ⓒ스탠바이컴퍼니
    ▲ 뮤지컬 '더 모먼트' 공연 장면.ⓒ스탠바이컴퍼니
    눈이 펑펑 내리는 2월 29일, 세 남자가 각자의 이유로 외딴 산장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사랑하는 그녀를 잃고 오랫동안 폐인생활을 한 40대 '사내',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져버린 여자친구가 인생 최고의 고민이 돼버린 30대 '남자',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산장을 찾는 순정파인 10대 '소년'이 그들이다.

    밤은 깊어가지만 각자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는다. 산장을 벗어나기로 한 순간 이들은 자신들이 알 수 없는 공간에 갇혔음을 알게 된다. 이후 산장에서 만나기로 했던 한 여자가 남기고 간 노트를 통해 서로 얽히고설킨 비밀이 드러난다.

    지난 8일 초연 개막한 창작뮤지컬 '더 모먼트'는 양자역학, 다중우주를 소재로 다채로운 감정선의 드라마를 다이내믹한 음악과 함께 펼쳐낸다. 극작과 연출은 표상아, 음악은 작곡가 김여우리가 맡았다.

    표상아 연출은 "이야기의 토대가 물리학 이론에서 차용하고 있지만 현대과학을 증명하거나 원리를 설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양자역학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데 놀랍게도 문학적인 언어들이 있더라. 그 지점이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에 와서 운명은 죽어 있는 단어가 됐지만 오늘날의 과학적 담론들을 통해 살려보고 싶었다"며 "우리 인생에서 전과 후를 나눌 수 있는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인물이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이야기를 통해 운명을 다루고 싶었다"고 전했다.
  • ▲ 뮤지컬 '더 모먼트' 공연 장면.ⓒ스탠바이컴퍼니
    ▲ 뮤지컬 '더 모먼트' 공연 장면.ⓒ스탠바이컴퍼니
    '더 모먼트'는 연극 '비클래스', 뮤지컬 '블랙슈트'를 제작해 온 스탠바이컴퍼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90분간의 러닝타임을 꽉 채운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바이올린, 피아노의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진 16곡의 음악은 몰입감을 더한다.

    김여우리 작곡가는 "3명의 캐릭터에 메인 넘버가 있는데, 한 사람의 곡만은 아니다. 3명이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시간을 살고, 한 사람이지만 자신의 선택에 의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결국 3명이 한 노래를 다 부를 수 있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더 모먼트'는 판타지, 코미디,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든 작품으로 각각의 타임라인에 사는 세 남자와 사랑하는 한 사람을 위한 그들의 선택을 그린다. '사내' 역에 박시원·원종환·유성재, '남자' 역 강정우·주민진·유제윤, '소년' 역은 김지온·홍승안·정대현이 출연한다.

    보이그룹 B.A.P 출신의 정대현은 "창작 뮤지컬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많이 배웠지만 이번 작품은 남다르다. 천사같은 형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루하루 연습했던 순간, 공연하는 순간들이 정말 특별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더 모먼트'는 9월 6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