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구청장, 1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서 공동 성명 발표… "집행부·서울시의회 등과 소통 할 것"
  • ▲ 이동진(오른쪽) 도봉구청장을 비롯한 서울시 각 구청장들이 1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박원순 시장의 궐위에 따른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입장문'을 발표 중인 모습. ⓒ뉴시스
    ▲ 이동진(오른쪽) 도봉구청장을 비롯한 서울시 각 구청장들이 1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박원순 시장의 궐위에 따른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입장문'을 발표 중인 모습. ⓒ뉴시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이후 시정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지역 25개 구청장이 박 전 시장의 유지를 이어 서울시와 협력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1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시장 궐위에 따른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청장협의회 "자치구 사업, 서울시와 협력해 수행"

    성명에서 구청장들은 "박원순 시장이 보여온 시정철학과 가치는 유지·발전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위해 최대한 협력과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자치와 분권을 존중해왔던 박원순 시장 정신은 향후에도 지속돼야 한다"며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에서 추진 중인 사업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 강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공공기여금 사용처, 그린 뉴딜 등과 관련한 현안이 여럿 놓여있는 상태다. 현재 시는 서정협 서울시장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지만,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에서 이들 사업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구청장들 역시 이를 인식한 듯 "우리가 새로운 혁신의 길을 개척하지는 못할지언정 그가 개척한 길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의 각종 자치구 사업들이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협의회는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을 비롯한 시 집행부, 서울시 의회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청장들은 박 전 시장을 두고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구청장협의회 회장인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성명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사회적 논란(성추행 의혹)인 사적영역에 대한 평가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동안 시장과 구청장으로 관계를 맺고 해온 일에 대한 평가"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당이라고" "성범죄자 유지를 받는다고"… 온라인서 비난 여론 '봇물'

    구청장들이 이 같은 견해를 발표하자 비난여론이 쇄도했다. 이들의 견해 발표는 '시정공백을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으나, 성추행 의혹의 진상규명 요구가 확산하는 시점에 '피고소인의 철학과 유지를 받들겠다'는 공식 견해를 낸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범죄 혐의자의 유지를 받든다는 게 비상식적인 데다, 성추행 의혹 진상규명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공식 견해를 발표한 저의가 무엇이냐는 등의 지적이었다.

    네티즌 mark***는 "성추행을 저지른 사람인데 같은 당이라고 노골적으로 똘똘 뭉쳐서 뭐하는 거냐"며 "잘못된 것 숨기기를 넘어서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계속 그 뜻을 이어가겠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maxc*** 역시 "시정철학이 집무실 침실에 여비서 데려와 성추행하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성범죄자의 유지를 이어 받으시겠다?" "성추행 시정철학 계승하는 구청장들" "9급 공무원들도 다 받는 성희롱 예방교육부터 다들 받아라"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구청장들의 성명 발표는 지난 10일 박 시장 빈소에서 합동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논의됐다. 당시 합동조문에는 23개 구청장이 참여했으나, 이후 논의를 거쳐 25개 구청장이 모두 뜻을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