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안철수·원희룡 거론, 홍준표·유승민은 부정적… 與 '때리기'에 윤석열도 급부상
  •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가을쯤 대선주자가 나오지 않겠나."

    최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대선주자로 특정한 인물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통합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여러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며 '대선주자를 낼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김 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종인 "당 밖에서 꿈틀거리는 사람 있는 것으로 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통합당 전국 지방의회 의원 연수에서도 "우리 당에 아직까지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하는 분이 노골적으로는 없는데, 연말이 가기 전에는 그런 분들이 한두 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대선주자 찾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지난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와 관련해 "당 밖에서도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만나 대선 도전과 관련해 권고도 해봤는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차기 대선주자가 누구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야권에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가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당내 유력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향해 비대위원장 취임 전부터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며 후보군에서 배제했다. 

    얼마 전까지 유력한 후보군의 한 명으로 지목됐던 김세연 의원도 부산시장 쪽으로 이야기가 나오면서, 최근에는 그다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미뤄 볼 때 그가 원하는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는 지난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으면서 현재까지 전면에 나서지 않은 사람으로 풀이된다.
  • ▲ 홍정욱 전 의원.ⓒ정상윤 기자
    ▲ 홍정욱 전 의원.ⓒ정상윤 기자
    '70년대생 경제전문가' 부합하는 홍정욱도 거론

    원외의 가장 유력한 인사로는 홍정욱 전 의원이 거론된다. 50세로 비교적 젊은 데다 18대 국회의원과 언론사 회장 등을 지낸 경험이 있다. 김 위원장이 그간 언급해온 '70년대생 경제전문가'와도 부합한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의원이 지난해 5월 자신이 소유주로 있는 언론사를 매각하며 정계복귀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그는 4·15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와 관련 "통합당과 인연을 맺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제안하면 한번 이야기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양당은 통합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공동 연구모임인 '국민미래포럼'을 결성했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직접 만나 정책연대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며 접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대선 후보, 간택하듯 되는 것 아냐"

    다만 차기 대선에서 원내 인사를 배제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통합당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의 대선주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정당의 대선 후보는 특정한 사람이 간택하듯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이 원하는 대선 후보를 내세워도 결국 경선을 통해 여당과 맞붙을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최대 변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여권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일방적 '때리기'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다만 윤 총장은 정치를 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으며, 특정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아 정치권에서는 느낌표보다는 물음표를 먼저 던지는 모습이다.

    검사 출신 통합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은 사람인데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통해 (대선주자가) 된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추 장관이 윤석열을 쫓아내는 데 대한 반작용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