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반발에 김명환 위원장 감금… 김 위원장, 스트레스로 코피 쏟고 실려가
  • ▲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구급차를 타고 이송 중인 모습. ⓒ뉴시스
    ▲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구급차를 타고 이송 중인 모습.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불참으로 22년 만의 노사정 대표자 합의가 무산됐다. 이날 합의가 무산됨에 따라 우한코로나(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도 파기될 위기에 놓였다. 

    정세균 국무총리실은 1일 오전 10시15분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식'이 민주노총의 불참 결정으로 취소됐다"고 긴급 공지를 올렸다. 민노총 탓에 협약식을 불과 15분 앞둔 시점에 일정이 취소된 것이다. 

    이날 마련된 합의안에는 우한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노사정이 △고용 유지 △기업 살리기 △사회 안전망 확충 등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노사정 합의 15분 남겨놓고 무산

    이번 노사정 대표자 합의 무산은 민노총 내부의 알력 다툼 탓이 크다. 민노총 강경파들이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을 붙잡아 이날 협약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민노총 내에서 노사정 합의에 적극적인 '온건파' 인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30일 오전까지 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노사정 대표자들이 서명할 합의안을 보고하고 내부 추인을 시도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위원장직까지 거론하며 노사정 합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이 30일 오후 합의안에 대해 내부 추인을 성공하면서 정부는 노사정 합의가 사실상 이뤄졌다고 판단, 이날 오후 늦게 협약식 시간을 공지했다.

    그러나 1일 오전 8시쯤 열린 민노총 회의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민노총 비정규직 노조가 합의안에 격렬하게 반대해 민노총은 내부 추인에 실패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협약식에 참석하려는 김 위원장에게 물리력까지 동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사실상 감금당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협약식 참석에 실패했고, 노사정 합의는 무산됐다. 평소 당뇨 등의 지병을 앓고 있던 김 위원장은 스트레스로 코피를 쏟으며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한다.

    "노사정 합의 가능성 굉장히 낮아져"

    노동계와 경영계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재개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경영계 관계자는 "민노총 내부에서 저렇게 반발이 심한데 추인이 빨리 이뤄지겠느냐"며 "민노총 일부 강경파로 인해 노사정 합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노동계 관계자는 "김명환 위원장이 스스로 위원장직을 걸겠다고 말했었기 때문에 그가 위원장직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새로운 위원장을 뽑기 전까지 노사정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애초부터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였던 만큼 민노총의 최종 불참 통보로 무산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추가 논의나 설득 작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