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인터뷰 "中 갈수록 호전적, 한미동맹 매우 중요… 대북 군사조치는 적절한 방법 아니다"
  • ▲ 워싱턴=AP/뉴시스. 지난해 9월 30일(현지시간)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 안보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 워싱턴=AP/뉴시스. 지난해 9월 30일(현지시간)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 안보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현 상황에서는 결코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시스
    대북 강경론자로 꼽히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군사조치가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 체제가 생각보다 취약한 상태"라며 대북제재를 더 강화하면 김정은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미군의 희생과 전쟁비용을 대가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해 유명세를 탄 볼턴 전 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볼턴 "북한 내부에서 체제 붕괴시킬 방법 있을 것"

    볼턴 전 보좌관은 사회자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지금 군사조치가 있어야 하느냐"고 묻자 "군사조치는 적절치 않다. 북한은 2500만 명이 갇혀 있는 수용소와 다름없어 반드시 내부의 적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는 북한을 내부에서 붕괴시키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대답했다. 

    이어 "나도 김정은 체제를 내부에서 무너뜨릴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생각보다 취약하다. 전체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나면 그것이 얼마나 약했는지 알고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협조해주면 더 쉽게 붕괴하겠지만, 당장 그럴 가능성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핵무기를 비롯해 대위성무기 개발, 사이버 전사 육성, 국제무역체제 남용 등 많은 분야에서 대미 전선을 확대한 만큼 "북한 문제를 두고 중국과 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볼턴 "미국은 한반도 통일이 목적… 北이 핵 가지면 통일 주도권 넘어가"

    볼턴 전 보좌관은 "한국의 분단은 일시적이며, 부자연스럽고, 궁극적으로는 해결될 것이다. 통일될 것"이라며 남북통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관건은 통일이 김정은의 요구조건에 따라 이뤄질 것인지, 아니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회인 한국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이뤄질 것인지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통일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고 지적하며 "북핵을 해결할 시간이 이란문제보다 더 촉박하다. 위기가 더 심화하기 전에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미국의 목적은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과 대북문제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좀 더 일찍 중국과 의견을 나눴다면 북핵을 폐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 체제 생각보다 취약… 대북제재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볼턴 전 보좌관은 대북제재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사회자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당신이라면 무엇을 하겠는가"라고 묻자 "나라면 대북제재를 지금보다 훨씬 더 조일 것"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 내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김정은은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해 지배력이 약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주한미군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꼭 정해진 숫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동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주한미군 규모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시기에 딱 맞는 정해진 숫자는 없는 것"이라며 "최근 중국이 갈수록 호전적 태도를 보여 한미·한일동맹이 매우 중요하다(very important)"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유사시 아시아에 미군을 전개하기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은 휴전선으로부터 떨어진 곳에 있는 게 좋다"는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