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7월부터 문화재 발굴, 내년 8월 완공… 존재감 없는 '여권 잠룡' 박원순, 대선용 치적 쌓기 지적
  • ▲ 서울 시청 청사. ⓒ뉴데일리 DB
    ▲ 서울 시청 청사. ⓒ뉴데일리 DB
    서울시가 행정안전부·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던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내년 8월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여권 대권 후보군에서 '존재감을 잃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2022년 대선을 위한 '치적 쌓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7월부터 보도구간의 문화재 발굴을 시작해 2021년 8월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오는 7월 말까지 교통영향평가 및 교통규제심의를 모두 마칠 방침이다.

    시는 우선 오는 7~9월 사이 광장 서쪽인 세종문화회관 일대 보도구간의 문화재 발굴을 시작으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시작한다. 광장 서쪽 보도구간의 문화재 발굴이 마무리되면 9~12월까지 도로구간에 대한 문화재 발굴 작업에 들어간다. 발굴된 문화재는 문화재청의 심사에 따라 관리 소재가 정해진다.

    7월부터 세종문화회관 일대 문화재 발굴 시작

    맞은편인 광장 동측(교보빌딩·KT빌딩 쪽) 도로는 8월부터 공사 발주를 시작해 9월에 도로 확장 공사를 시작한다. 시는 올해 12월까지 광장 동측 공사를 끝맺을 방침이다.

    광장 남측은 오는 12월부터 재조성을 시작한다.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약 300m 거리다. 조성 기간은 내년 4월까지다. 광장 남측의 조성이 완료되면 마지막으로 광장 북측의 조성이 시작된다. 세종문화회관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150m 구간은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재조성에 들어간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장 남측과 북측은 재조성을 통해 새로운 광장 부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나무 등을 심어서 그늘을 확보해 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처음으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 계획을 밝힌 건 지난해 4월이다. 일부 구간과 세종대로는 기존 10차로에서 6차로로 축소 시키고 사직로와 율곡로를 없애 빈자리에 시민광장·역사광장 등을 신설한다는 계획이었다. 광장의 총 면적을 3.7배(18840㎡→69300㎡)로 넓혀 다양한 시민활동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시민단체·지역 주민들이 교통대란 등을 이유로 크게 반발했다. 결국 박 시장은 지난해 9월 19일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정부·시민단체 반발 '무기한 연기'… 전문가 "치적 쌓기로도 부족"

    전문가들은 박 시장이 내년까지 광화문광장을 재조성하려는 이유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노린 '치적 쌓기'라고 비판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20대 대선은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진다. 따라서 박 시장은 선거일 90일 전인 2021년 12월 9일 전까지 서울시장직을 내려놔야 한다. 이 때문에 '3선' 임기동안 내세울 만한 가시적 성과가 없는 박 시장이 서울시장직을 내려놓기 전에 '눈에 띄는' 성과물을 쌓고 싶어한다는 의견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선용 치적 쌓기를 하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공사'처럼 자기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대규모 사업이 있어야 하는데, 박 시장의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은 그게 좀 약하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며 "거기다가 친문(親文) 세력과의 코드 맞추기, 코로나 대응책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재명 경기지사보다 한발 늦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지 세력이나 치적 등을 내려놓고 완전히 동등한 조건이라고 가정하면 스스로의 개인기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해 보인다"며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은 1%에 그쳤다. 같은 당 소속의 이낙연 국회의원이 28%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12%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