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참모부 ‘1호 전투근무체계’ 발령… “서울 불바다설 다시 떠오를 수 있다” 협박
  • ▲ 지난 6월 9일 경기 파주시 전방 북한군 소초(GP). 뭔가 작업 중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월 9일 경기 파주시 전방 북한군 소초(GP). 뭔가 작업 중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군이 예상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에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17일 밝혔다.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한 비무장지대(DMZ) 전방소초(GP)에도 병력을 다시 배치하고 ‘1호 전투근무체계’를 발령한다고 덧붙였다.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예고한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은 통일부·청와대·국방부를 비난하며 “서울 불바다설이 또 떠오를 수 있다”고 협박했다. 

    북한군 총참모부 “금강산·개성공단·GP 병력 배치” 예고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7일 앞으로 취할 군사적 행동들을 공개했다. 먼저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단을 방어하기 위한 연대급 부대와 화력구분대(포병부대)를 전개하고,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비무방지대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GP)에 다시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남해상전선(서북도서 인접지역)을 비롯한 전방 포병부대의 전투직일(24시간 전투준비) 근무를 증강하고, 모든 전선의 경계근무 급수를 ‘1호 전투근무체계(한국군의 진돗개 하나에 해당)’로 격상하고, 휴전선 일대에서 각종 군사훈련을 정상적으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 같은 대적군사행동계획들을 보다 세부화하여 빠른 시일 내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을 받도록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은 한국 측에 행동계획을 공개하고, 당 중앙군사위에서 계획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시간이 있음을 알려준 셈이다.

    전방에서 대남전단 살포가 가능한 지역을 민간에 개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리 인민들의 대남전단 살포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하겠다”며, 대남공작기관이 아니라 북한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대남전단을 살포하는 것처럼 위장하겠다는 뜻도 알렸다.

    조선중앙통신 “서울 불바다설 다시 떠오를 수 있다”
  • ▲ 북한매체가 공개한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매체가 공개한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은 청와대와 통일부·국방부를 향한 협박논평을 내놨다. 통신은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언급한 뒤 “남조선 통일부가 그 무슨 입장이라는 것을 발표하면서 동에 닿지도 않는(엉뚱한) 잡소리를 쏟아냈다”며 통일부를 맹비난했다.

    통신은 “우리 인민들이 예고한 대남전단투쟁을 놓고 남조선 통일부는 판문점선언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뻔뻔스럽고 염치없이 지껄였다”며 “그 기막힌 소리를 듣고 나서 우리는 ‘과연 인간이기나 한 것과 마주서서 입씨름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참 했다”고 조롱했다.

    비난의 화살은 곧 청와대와 국방부로 향했다. 통신은 “남조선 청와대는 무슨 더 큰 화를 당하고 싶어 그따위 소리들이 망탕(되는 대로 마구) 튀어나오도록 방치해두는지 의아스럽다”고 청와대를 비난한 뒤 “입 건사(입조심)를 제대로 못하는 데는 남조선 국방부도 짝지지(뒤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국방부가 지난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대북 감시태세 및 대비태세 강화를 밝힌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통신은 “(남조선 국방부는) 누가 어쩌지도 않는데 겁 먹은 똥개마냥 짖어대며 과시성, 허세 부리기에 급급해 상대를 자극하고 대결하는 분위기를 야기하는 언행을 끊지 못한다”며 “입 건사를 잘못하면 그에 상응해 이제는 잊혀져가던 서울 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는데 그 뒷감당을 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하리라고 본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17일 하루에만 대남 위협논평과 담화를 5건 내놨다. 거의 ‘말폭격’ 수준이다. 그러나 모든 내용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것이고, 이들 협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음을 노골적으로 밝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