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석 공룡여당에 맞설 의석 최대 103석… 장외투쟁은 안 하기로, 그러나 할 게 없다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 합의 없이 21대 국회를 단독개원하고 의장단을 선출하자 미래통합당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날 통합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국회 운영에 강경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177석의 거대여당인 민주당에 맞설 통합당의 의석은 103석에 불과해 대응방식의 선택지가 줄어든 게 현실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처럼 '장외투쟁'에 나서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당내에서는 민주당과 현실적인 원 구성 협상에 나서 '내줄 것은 내주고, 가져올 것은 가져오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당, 의총 열고 민주당 '독주' 대응책 마련 고심

    통합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독주'에 맞설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후 통합당 의원들은 오전 10시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야 의사일정 합의 없이 열린 본회의는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통합당 의원들은 전원 퇴장해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총을 이어갔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의총에서 여당의 폭거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굉장히 강경한 의견이 많았다. (민주당의 본회의 단독 개의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계속해서 내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도자의 선택에 따르자며 주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에 이의가 없었다"고 의총 상황을 전했다.

    '장외투쟁' 카드는 검토 안 해

    다만, 통합당은 강경대응의 일환으로 '장외투쟁' 카드는 꺼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광화문투쟁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전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배 원내대변인은 "21대 국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다"며 "국민 보통의 눈높이에 맞게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협치를 요구하는 건 여당의 역할이다. 우리가 밖에 나가서 '샤우팅'을 하는 구태정치를 하지 않고 자제했다. 민주당이 협상하자고 하면 바로 (본회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의 주된 쟁점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을 누가 가져가느냐다. 통합당은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포함한 7석의 상임위원장을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와 예결위를 모두 가져가겠다는 방침이다.

    "예결위 내주고 법사위 취하자"

    통합당 내에서는 예결위원장을 내주고 법사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문표 의원은 "예결위는 최후에 어쩔 수 없지만 법사위는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의장실에서 40여 분가량 회동했으나 원 구성 협상을 매듭짓지 못한 채 오는 7일 오후 5시에 의장 집무실에서 만나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