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지도체제 매듭, '30·40 기수론' 주목… 김웅·김은혜·김재섭 비대위 합류할 듯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사무실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사무실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미래통합당이 22일 4·15총선 참패 후 표류하던 당 지도체제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는 내년 4월7일 재·보궐선거까지다. 

    '김종인 비대위'는 압도적 찬성을 얻어, 별다른 변수 없이 미래한국당과 합당하는 통합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기가 내년 재·보궐선거까지인 만큼, 내년 선거에서 공천권도 손에 쥐게 됐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출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당선인 연찬회' 후 "오늘 당선인총회에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당 비대위원장으로 내년 재·보궐선거 때까지 모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오전 내내 여러 가지 토론이 있었다. 많은 의원들의 뜻이 모아져 비대위가 정상적으로 출범해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있겠지만 방향이 잡혔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대위' 결정은 찬성과 반대 측이 나와 토론 후 총의를 모으기 위해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성일종·윤재옥 의원이 찬성 측 대표로 나서서 '김종인 비대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줄곧 '자강론'을 주장한 조해진 당선인과 이명수 의원이 반대 측에 서서 '조기 전대' 등 다른 대안을 내놓으며 당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통합당은 지도체제 논의 시 비대위 수장에 김 전 위원장을 가정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한 만큼 '김종인 비대위'를 우선적으로 논의했다. 김 전 위원장을 제외하고 별다른 인물이 없었던 터라 먼저 '김종인 비대위'를 향한 찬반 의견을 듣고 이같이 표결한 것이다.

    주호영, 김종인과 임기 연장 사전협의

    주 원내대표는 지도체제 토론 전 김 전 위원장과 내년 재·보궐선거 때까지로 임기를 합의했고, 이를 당선인들에게 설명했다. 조해진 당선인은 연찬회 후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 임기를 연장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사전협의 설명과 관련 "있었다. 그걸 설명하고 표결한 것"이라고 답했다.

    당초 심재철 전 원내대표도 '김종인 비대위'를 승부수로 띄웠지만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이 당 내 반발에 부닥쳤고, 김 전 위원장 또한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직을 받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주 원내대표는 이와 반대로 김 전 위원장과 합의 후 당선인들이 총의를 모으며 '김종인 비대위'를 관철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주 원내대표가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김종인 비대위'는 당선인들의 압도적 찬성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당선인은 "반대 의견은 반반이었지만 표결은 찬성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통합당은 비대위의 임기 제한과 관련한 당헌 조항(8월31일 전당대회 개최) 삭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21대 국회를 이끌어갈 당선인들의 지지를 얻은 만큼 당헌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도 이른 시일 내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가 재·보궐선거까지인 만큼 김 전 위원장은 내년 선거의 공천권을 갖게 된다. 공천권을 쥔 김 전 위원장은 이전 총괄선대위원장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재·보궐선거는 규모가 큰 선거는 아니지만, 달라진 통합당을 향한 민심을 가늠할 주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이어서 내녕 선거에서의 승리는 패배의 고리를 끊고 대권을 착실히 준비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김종인, '30·40 기수론' 띄울까…김웅·김은혜·김재섭 합류 유력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 수락 직후 그동안 주장해온 '30·40 기수론'을 띄우며 당 개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에는 김웅·김은혜 당선인의 참여가 거론된다. 원외에서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4·15총선에서 김 전 위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았고 당내 비공식 기구인 청년혁신위원인 김재섭 전 후보가 합류할 전망이다.

    한편 통합당은 이날 연찬회에서 통합당 출신 무소속 4인방(홍준표·권성동·윤상현·김태호)의 복당과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하지만 당헌·당규상 최고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가 있어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차기 지도부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지도체제가 결정돼) 후련하다. 김 전 위원장이 역할을 잘해주시리라 믿는다"며 "앞으로 국민께 변화한 당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