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 '증언 거부권' 행사하던 한인섭 "다음 재판 출석"… "강제구인 부담, 협조 여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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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58)씨 재판에서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던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이 다음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키로 했다. "불출석 시 구인하겠다"는 재판부의 '으름장'에 결국 손을 든 모양새다.한 원장은 조 전 장관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의 당사자이다. 법정 증언이 자신의 피의사실과도 연관돼 있다는 얘기다. 그가 법정에서 검찰 측 질문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한인섭, 재판부 압박에 7월2일 정경심 공판 증인 출석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원장 측 변호인은 지난 15일 법원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를 보내 "다음 기일이 정해지면 일정을 조정해 (증인 신문에) 가능한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원장의 증인신문 기일은 오는 7월 2일이다.정씨 재판 증인으로 채택된 후 줄곧 불출석 입장을 고수해온 한 원장이 '출석'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재판부의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는 14일 공판에 한 원장이 불출석하자, 그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다음 재판 불출석 시 구인장을 발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소속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구인한다고까지 했으니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은 기본적으로 법 준수 의무가 있는데, 증인 출석 의무도 파생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학교수라는 사람이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타당치 않은 이유로 거부한 데 대해 재판부가 제재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부연했다.또 다른 변호사도 "한 원장이 끌려나오느니 스스로 나오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법정 증언이 현재 조국 자녀와 관련한 자신의 혐의와도 연관돼 있어 우려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 원장은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24) 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예정 증명서 허위발급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한 원장이 증인으로 나오더라도 '유의미한 증언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조민 씨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작성했다고 의혹을 받는 당사자가 현재 (한 원장과 함께) 형사정책연구원에서 일하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정황상) 당시 인턴증명서 작성 과정에서 한 원장의 관여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숨기는 게 많을 것"이라며 "그동안 불출석한 게 아마 본인의 직접 범죄행위까지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인턴증명서 작성 관여 가능성 높아"… 한인섭, 조국 아들 관련 혐의 피의자한편 검찰에 따르면, 한 원장은 공익인권법센터장이었던 2013년 7월 당시 조 전 장관 아들 조씨의 인턴 활동 전 미리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발급해줬다는 의혹을 받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 중이다.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아직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원장의 피의사실이 드러나면 기소될 여지가 있다.다만 딸 조민 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혐의는 2009년 5월의 일로, 이미 공소시효가 끝났다.지난 14일 정경심 공판에서 정씨 측 변호인 측은 '한 원장은 두차례 검찰 조사 때 진술을 거부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한 원장은 검찰에서 피의자로서의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며 "피의자로서 수사기관에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건 기본 권리인데, (한 원장이) 무엇인가 불리한 것을 숨기려고 한 것처럼 수사 보고서가 작성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그러자 검찰 측에서는 "한 원장이 지금 피의자로 입건된 부분은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씨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딸 조민의 인턴증명서와 관련해서는 형사입건이 돼있지 않고 이미 공소시효도 지났기 때문에 피의자로서의 진술거부권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