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3일 브리핑서 “안개 많았고 北측 지대 낮았다”… 피격당한 GP 위치, 공격 총기 종류도 안 밝혀
  • ▲ 우리 군 전방소초(GP)와 장병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 군 전방소초(GP)와 장병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군이 3일 오전 강원도 철원지역의 국군 전방소초(GP)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군은 해당 부대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20여 발을 대응사격했다. 그런데 군 지휘부는 4일까지도 “고의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을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합참 “북한군, 고의적 도발한 건 아닌 듯”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 GP를 향한 북한군 총격은 지난 3일 오전 7시41분에 있었다. 합참은 상황 발생 4시간이 지난 뒤 “북한이 총탄 여러 발을 GP에 쏘았고, 우리 군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 아래 경고방송 및 사격 2회를 실시했다. 우리 측 인원과 장비의 피해는 없다”고 발표했다.

    이후 합참은 3일 오후 기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피격당한 GP의 소속 부대, 북한이 사용한 총기 종류 등에 대해서는 답해주지 않았다. 합참은 북한군의 공격 상황을 설명한 뒤 “북한군이 고의로 공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북한이 총격할 당시 안개가 많이 끼어 가시거리가 1㎞도 되지 않았고, 공격한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는 우리 측 GP에 비해 저지대였다. 또한 공격 전까지 북한 측에서는 영농활동을 계속했고, 공격 시간이 일상적인 근무교대 시간이었다. 게다가 북한이 공격한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 아군 GP와 1.5㎞ 떨어진 곳이어서 ‘계획적인 도발’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북한군 상황 관련 “답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합참

    그런데 이후 합참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북한군 총격이 의도적 도발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오발도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또 '북한군이 어떤 총기로 공격했느냐'는 질문에는 “정밀 분석 중”이라며 밝히지 않았고,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경고방송 후였느냐'는 물음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피격당한 GP가 3사단 소속이냐, 5사단 소속이냐'고 묻는 질문에도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합참은 기자들에게 당시 상황 요도(要圖)을 보여주면서도 “사진을 찍지 말라”거나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합참은 요청했다. 그러면서 “군의 대응은 적절했다”며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북한, 9·19군사합의 위반”…오지 않는 답변만 기다려

    북한의 의도적 도발이 아니라고 강변하던 합참은 그러나 “북한의 이번 행위는 9·19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강력히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북한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한 문제를 할 수 있다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해당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우리 군도 남북 통신망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치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에 어떻게 항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합참과 국방부는 북한 측 해명을 기다렸지만 5일까지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번 일과 관련해 4일 북한의 공격을 받은 GP에 조사단을 파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