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당, 오거돈 성추행 의혹에 침묵… 민주당, 양정숙 부동산 의혹 뭉개다 뒤늦게 사과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이날 현충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더불어시민당 최배근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당선자들과 함께했다. ⓒ뉴시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이날 현충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더불어시민당 최배근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당선자들과 함께했다. ⓒ뉴시스
    21대 총선에서 서로 '형제당'임을 강조하며 '원팀'을 강조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악재에는 서로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에 시민당은 침묵했고, 양정숙 당선인의 부동산 의혹에는 민주당이 뒤늦게 사과했다. 정치권에서는 거대 여당의 행보에 "취사선택적 형제"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민주당은 총선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탄생한 비례위성정당인 시민당과 한 몸임을 줄곧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이 촛불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나라의 개혁과 공정한 세상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함께 뒷받침해주리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시민당을 형제정당으로 생각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우리는 원팀"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공동으로 선대위 회의를 개최하고 같은 색상의 유세차량을 사용하는 등 선거기간 내내 같은 행보를 보였다.

    총선이 종료된 후인 지난 17일, 민주당과 시민당은 공동으로 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민주당 "시민당이 자체조사… 당도 그 전까지는 몰라" 

    하지만 민주당과 시민당은 양당을 합해 180석을 확보하며 대승을 거둔 총선이 끝난 지 보름여 만에 각 당에서 생긴 악재에 서로 모르쇠로 일관했다. 

    총선 이후 터져나온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두고 더불어시민당은 어떠한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이어 민주당이 공천하고 시민당으로 출마해 비례대표로 당선된 양 당선인의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시민당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은 제명으로 사태가 끝난 것 아니냐"며 "우리 당이 나서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양 당선인의 부동산 의혹이 불거지자 이틀간 해명을 내놓지 않다가 비판이 일자 29일에야 사과했다.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은 양 당선인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 검증 과정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언론의 비판이 나온 후에야 늦은 사과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에 송 대변인은 "지난 8일 처음 보도가 나간 후 시민당이 자체조사를 했다"며 "당도 그 전까지는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시민당에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늦은 사과 아쉬움 나와

    민주당의 늦은 사과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원팀을 강조하다 이런 문제에서 우리 당의 일이 아닌 것처럼 대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비판이 일기 전에 우리가 나서서 사과하고 빠른 대처를 했어야 했는데 조금 늦으면서 안 먹어도 될 욕을 먹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통합당 소속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오거돈과 김남국의 성추문을 구렁이 담 넘듯 넘기더니, 양정숙 사태도 넘어가려다 비난이 커지가 머리를 숙이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과문을 보니 결국 본인들은 몰랐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원팀을 강조하더니 결국에는 오거돈에는 시민당이 침묵하고 양정숙에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면서 내로남불 비례정당을 참 잘 활용하는 정당이란 생각이 든다"며 "취사선택적 형제"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