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상설' 첫 제기 ‘북민전TV'…“금수산태양궁전 참배도, 정신교육도 없어”
  • ▲ 지난해 10월 지팡이를 짚고 금강산에 오르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10월 지팡이를 짚고 금강산에 오르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NN의 '김정은 위중설' 보도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 김일성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부터 김정은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는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다고 북한전문매체 ‘북민전TV’가 전했다. 현재 북한 내부에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평양은 이례적으로 '쥐 죽은 듯' 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은 현재 긴장 속에 숨을 죽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북한 주민들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빼먹은 건 처음”

    ‘북민전TV’는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이다. 자유북한방송 보도국장을 지낸 최정훈 사령관이 진행을 맡았다. 최 사령관은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16일 북한 소식통들과 통화했는데, 내부 분위기가 이상하다”면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

    북한에서는 동계훈련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3월 말부터 5월까지를 '위생기간'이라고 해서 대청소와 건물 수리·보수 등 각종 시설을 정비하는 기간이다.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 ‘태양절’이 이 기간에 포함돼  4월 중순은 사실상 북한 최대의 축제기간이다.

     “그런데 올해는 위생기간 관련 행사도 없었고, 태양절마저 아무런 행사 없이 지나갔다”고 최 사령관은 말했다. 이맘때면 늘 있는 당 주최 행사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체사상을 강조하는 정신교육조차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이번 태양절에 가장 놀란 것은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점”이라며 “집권 뒤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했던 김정은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주민들은 김정은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가 추측하며 긴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는 것이다.

    “소식통과 연락했던 지난 16일, 평양뿐만 아니라 양강도·신의주·평안도에서도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이 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최 사령관은 “김정은이 현재 뇌사상태인지 죽었는지는 우리가 확인할 수 없지만 건강 이상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사령관은 “평소 김일성의 흉내를 내면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려 했던 김정은이 태양절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김정은의 건강 이상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김정은, 현재 측근들과 지방에 머물러…묘향산은 아냐”

  • ▲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을 위해 가는 중 기차역에서 담배를 피는 김정은과 옆에서 재떨이를 들고 대기하는 김여정.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을 위해 가는 중 기차역에서 담배를 피는 김정은과 옆에서 재떨이를 들고 대기하는 김여정.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CNN의 21일 보도와 관련해 이날 오전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다”는 말만 내놨던 청와대는 오후에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정은은 현재 측근들과 지방에 체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그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일행이 머물고 있는 곳은 묘향산이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 노동당과 군, 내각도 비상경계와 같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 만한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정 참배를 하지 않은 배경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북한선전매체·외신 ‘특별한 평양 소식’ 안 전해

    한편 이날 오후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한 첩보에 따르면 김정은이 심혈관수술을 받아 아주 위독한 상태에 있다”면서 “국가보위성이 평양을 봉쇄했다는 첩보도 있다”고 전했다. 군사적 이상동향도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며칠 전부터 평양에 봉쇄조치가 취해지는 등 북한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그런 것을 보면 분명히 뭔가 있다”며 “주변 상황으로 보면 김정은 신변에 이상징후가 있지 않으냐 그렇게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 안팎에서는 윤 위원장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북한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총련계 선전매체 조선신보 등을 살펴봐도 김정은의 신변과 관련한 별다른 소식은 보이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21일자 보도에서 김정은이 쿠바·적도기니와 축전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조선신보 역시 “비상설 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가 세계적으로 우한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국가비상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외국인 격리를 전부 해제했다”는 지난 19일자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전했다.

    평양에 특파원을 파견한 미국 AP통신, 영국 BBC 등도 평양의 특이동향과 관련한 보도는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