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83석 가지고 대통령 당선… 대권은 마지막 꿈" 당권 건너뛰고 '대선 직행' 시사
  • ▲ 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에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뉴데일리
    ▲ 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에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뉴데일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뜨내기들이 들어와 1년 동안 당을 망쳐놨다"고 말했다. 4·15총선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뜨내기'로 비유해 비판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통합당 복당 여부와 관련해서는 "복당이라는 말은 매우 불쾌하다"면서도 "나는 당을 25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복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25년 동안 흔들림 없이 당 지켜…어떻게 주인 내쫓으려 하나"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복당 여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소인배들하고 갑론을박하기 싫다. 당을 떠나지 않기 위해 양산으로 지역구까지 옮겨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어떻게 뜨내기들이 당 안방을 차지하고 주인을 내쫓으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당권에 도전하지 않고 차기 대권 도전으로 직행할 뜻을 밝혔다. 그는 "당권-대권 분리론이 당헌에 명시돼 있어 대선 나갈 사람은 9월부터 당권을 가질 수 없다"며 조항이 개정되지 않는 한 당권에 도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권 도전이 "마지막 꿈"이라며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2022년도를 향한 마지막 꿈이고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이 참패하며 180석이라는 전례 없는 '공룡' 여당이 탄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여파가 향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홍 전 대표는 "97년 대선에서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는 83석 가지고 대통령이 됐다. 국회의원 의석 수는 대선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라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1번 후보를 달고 두 번 대선에 도전해 실패했다. 대선은 정치지형이 또 바뀐다"고 주장했다.

    "정치초보짓 해놓고 어떻게 이기길 바라겠나" 黃 저격

    이번 선거의 참패 원인으로는 황 전 대표를 지목했다. 홍 전 대표는 "당의 중심이 없다"며 "중심 없이 메시지 없는 선거는 25년 정치 하면서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명진 후보 제명이 가처분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우리 당 후보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당 대표가 도대체 (어디 있느냐)"며 "그게 선거 하루 전날이다. 정치초보생들이나 하는 바보 같은 짓인데, 그런 짓을 해놓고 어떻게 이기기를 바라겠느냐"고 황 대표를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선거 참패의 또 다른 원인으로 "막 가는 공천인 막천"을 꼽았다. 홍 전 대표는 "당내 통합 공천을 했어야 한다. 선거 후 자기 체제 강화를 위해 경쟁자 쳐내기 공천을 했다"고 비판했다.

    "지도부 붕괴로 비대위 체제 가야…위원장으로 김종인 생각"

    당 재건을 위해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지도부가 붕괴돼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 7월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일단 당을 수습하고 그 다음에 전당대회 절차로 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내부에는 비대위원장 감이 없다"며 "(당내 인사가) 카리스마를 갖고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본다. 당 외에서 비대위원장을 모셔오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여지책 끝에 생각한 것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들어오면 어떨까 하는 것"이라며 "카리스마와 오랜 정치경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홍 전 대표는 "그분은 선거 직전에 허약한 병졸들을 데리고 장수로서 지휘했다. 참패했지만 장수가 아무리 강해도 병졸이 허약하면 전쟁에서 못 이긴다"고 김 선대위원장을 옹호했다.

    19석인 미래한국당이 개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에는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힘을 합쳐도 거대 여당을 대적하기 어려운데 또다시 분열하고자 하는 것은 당이 통째로 망하는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