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엘리트 외교관 출신 탈북자가 전하는 '평양 생활 이야기'
  • [신간] '태영호의 서울생활'

    뉴스에 나오는 평양 시내 고층 아파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까? 북한 엘리트 계층이 가장 즐겨하는 스포츠는 뭘까? 반미노선을 걷고 있는 북한에선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할까?

    북한 고위층이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평양 주민과 엘리트 계층의 실상을 공개한 책이 나와 화제다. 도서출판 기파랑이 펴낸 '태영호의 서울생활'은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공사가 조선일보 주말판에 연재했던 글들을 한권으로 묶은 책이다.

    저자의 전작, '3층서기실의 암호'가 김정은 체제의 비이성적이고 잔혹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깨닫게 해주었다면, 이 책은 북한 주민과 엘리트 계층의 일상을 소프트한 문체로 얘기해 주는, 좀 더 가볍고 재미난 책이다.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북한 외교관의 기상천외한 경험이나, 고소득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형편없는 평양 생활 이야기 등도 흥미롭지만, 교육, 세금, 교통, 여성인권 등 전반적인 사회 문제부터 드라마나 스포츠, 음식, 여가 생활에 이르기까지 남한에서의 온갖 체험들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남한의 독자로서도, 그동안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 흥미롭다. 재미있게 읽다보면, 남북한의 극명한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고, 훗날 통일을 이루기 위해 이 간극을 어떻게 좁혀 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이어지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