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 싱가포르 '줌(Zoom)' 퇴출…캐나다 연구소 "사용자 정보, 베이징 서버로 흘러가"
  • ▲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소 '시티즌랩(Citizen Lab)'이 '줌'의 보안성 취약에 대해 폭로하는 홈페이지 게시글ⓒ시티즌랩 홈페이지 캡처
    ▲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소 '시티즌랩(Citizen Lab)'이 '줌'의 보안성 취약에 대해 폭로하는 홈페이지 게시글ⓒ시티즌랩 홈페이지 캡처
    지난 9일 각급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교육부는 이에 맞춰 온라인 강의용으로 '줌(Zoom)'이라는 앱 사용을 권장했다. 그런데 이 앱이 현재 세계 각국에서 퇴출되고 있다. 이 앱을 사용할 때면 해킹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줌 폭격' 등 보안성 문제 심각…"사용자 정보, 베이징 서버로 흘러가"


    '줌'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수업과 기업 화상회의용으로 가장 많이 쓰는 앱이이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우한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뒤 ‘줌’의 다운로드 횟수는 이전에 비해 5배 증가했고, 사용자 수 또한 2억 명을 넘어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자가 격리 중 ‘줌’을 통해 다른 장관들과 화상회의를 했다.

    그런데 ‘줌’을 먼저 사용한 미국과 유럽 등에서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 온라인 강의나 화상회의 도중 신원미상의 사용자가 난입해 욕설을 퍼붓거나 음란 영상을 퍼뜨리는 등 기존 사용자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일이 잦았다.

    이를 두고 ‘줌 폭격(Zoom bombing)’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때부터 해외에서는 ‘줌’의 보안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반중 유튜브 채널 ‘신세기 TV’는 이런 문제가 해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지난 3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대 인터넷 연구소 ‘시티즌 랩’은 “줌이 비표준 암호화 방식을 사용해 데이터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서버로 전송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고 전했다.

    줌의 최고경영자 에릭 위안은 이튿날 “화상회의 일부 데이터가 실수로 중국으로 전송된 것이며, 문제는 수정됐다”는 해명을 내놨다. “IT 전문가들은 줌 같은 대기업이 실수로 데이터를 중국에 보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신세기 TV는 전했다.
  • ▲ 우한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실시됐다. 하지만 원격강의용으로 교육부가 추천한 앱 '줌'이 해킹사례가 계속 보고되는 등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 우한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실시됐다. 하지만 원격강의용으로 교육부가 추천한 앱 '줌'이 해킹사례가 계속 보고되는 등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줌 CEO "중국 법에 따라 당국이 요구하면 사용자 데이터 제공해야"

    그러자 에릭 위안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국가정보법에 따라 정부가 요청하면 모든 데이터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줌’이 이에 따라 사용자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기고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줌’은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줌’은 현재 중국 내 자회사 3곳에 700여 명의 중국인 연구원을 두고 있고, 암호키 발급 서버도 중국에 5곳에 있다. 신세기 TV는 “이는 중국 공산당이 마음만 먹으면 ‘줌’을 사용하는, 세계 각국의 온라인 회의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국내 보안업체 이스크 시큐리티는 “줌을 설치할 경우 개인정보를 빼가거나 웹캠으로 사생활을 훔쳐볼 수도 있으며, 악성코드도 쉽게 심을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고 신세기 TV는 전했다.

    미국, 대만, 싱가포르 등 '줌' 퇴출…한국 정부는 계속 사용

    결국 미군이 세계 최초로 ‘줌’의 퇴출을 결정했다. 지난 8일에는 대만이 정부 화상회의 때 ‘줌’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10일에는 싱가포르 교육부가 온라인 강의 때 ‘줌’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줌’을 퇴출하는 분위기는 국내 대기업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줌’의 퇴출을 검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신세기 TV는 지적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3월 30일∼4월 5일) 스마트폰에 새로 설치된 화상회의 앱 가운데 줌의 점유율은 60.95%로 가장 높았다. 국내 줌 사용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