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들어 2번 연속 좌천… "조국사태, 울산선거 개입 사건 보며 출마 결심"
  • ▲ 유상범 미래통합당 강원 홍천·횡성·평창·영월 후보가 8일 횡성 선거운동 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뉴데일리DB
    ▲ 유상범 미래통합당 강원 홍천·횡성·평창·영월 후보가 8일 횡성 선거운동 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뉴데일리DB
    강원도 홍천-횡성-평창-영월, 4개의 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인 이곳은 그야말로 '매머드급' 지역구다. 이 지역구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처음 국회 입성을 도전하는 유상범(53) 후보는 "지역구가 워낙 넓어 유권자를 만날 시간이 부족하다"며 멋적게 웃었다.

    유 후보는 창원지방검찰청장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영월군 출신인 유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재직하던 박근혜 정부 시절, 가장 이슈가 된 사건 중 하나인 정윤회 문건 사건을 담당해 수사했다. 유 후보는 "이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유 후보를 '적폐검사'로 지목했다. 현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두 번의 좌천을 겪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으로 내세운 '적폐청산'의 광풍이 유 후보에게도 불어닥친 것이다. 유 후보는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다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현직 검사가 연구위원으로 전보된 최초의 사례다. 

    결국 유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에 환멸을 느끼고 미련 없이 검사 옷을 벗었다.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그는 2019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고, 제1야당 후보가 돼 고향으로 돌아왔다.

    총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이 지역구에서 유 후보의 가장 강력한 상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다. 원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와 코드를 맞추며 '인권경찰'을 표방했고, 집권여당의 공천까지 받았다. 이 정부와 각을 세우며 옷을 벗은 검사와 친 정부 경찰청장의 대결은 중앙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유 후보는 "내가 원경환 후보보다 젊고 키가 크고 얼굴이 조금 잘생겼다"며 웃었다. 유 후보와 원 전 청장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인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까. 4월8일,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그를 만났다. 

    -검사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두 번의 좌천을 겪었다. 어떤 배경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나?

    "검찰을 떠나 문재인 정권이 과거정부를 완전히 부정하며 적폐청산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분노를 느꼈다. 특히 조국사태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사건 등을 지켜보며 이 정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완전히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큰 분노를 느꼈다. 검사 옷을 벗고 변호사 생활을 하던 중 고향을 생각하게 됐다. 고향 영월의 낙후한 모습을 보면서 고향에 기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치입문을 고민했다."
  • ▲ 유상범 미래통합당 강원 홍천·횡성·평창·영월 후보가 동생인 배우 유오성씨와 강원 횡성군에 위치한 한 철공소를 찾아 철공소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DB
    ▲ 유상범 미래통합당 강원 홍천·횡성·평창·영월 후보가 동생인 배우 유오성씨와 강원 횡성군에 위치한 한 철공소를 찾아 철공소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DB
    -문재인 정부 들어 '적폐청산'의 대상이 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유 후보를 '적폐검사'로 부르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조국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되던 그날, 내가 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재직 중 수사지휘한 소위 정윤회 문건 사건의 처리가 부실 수사였고, 그것이 최순실 국정농단의 원인이라며 검찰개혁의 명분으로 삼았다. 나는 이 같은 비난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당시 언론에 2주 동안 수회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반발했다. 나의 반발 이후 청와대에서 정윤회 문건 사건 처리의 부실수사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 6월12일, 나를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발령했다.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다시 8월1일자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냈다. 사표를 내도록 강요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못했지만 부당한 인사라는 분위기였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하나만 꼽자면.

    "너무 큰 실정이 많아 어느 하나를 들기도 어렵다. 그래도 그 중 하나를 꼽자면, 경제학자 모두가 반대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명분으로 선심성 복지공약을 남발한다는 점이다. 또 이와 연동돼 기업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나라경제를 급속하게 망가뜨린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도 여론조사가 50%를 상회한다. 

    "현재 진행되는 여론조사가 갖는 통계의 착시현상을 주시한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5% 내외이다 보니, 전체 여론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의도된 질문으로 언제든지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본다. 보수적 견해를 가진 분들이 여론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점도 여론조사에서 반대 주장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언론의 운동장이 크게 기울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다.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 점만 홍보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검찰의 갈등이 터져나온다. 검사장 출신으로 이런 모습을 보면 어떤가?

    "이 정부는 검찰을 반개혁세력으로 몰면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조국만 해도 그렇다. 아빠찬스 과정은 문서 위조, 결과는 부정입학이었다. 이런 모든 부분을 검찰개혁이라는 말로 포장해 정당화한다. 이것 자체가 법치주의를 흔드는 것이다. 정권의 독선적이고 오만한 내로남불의 행태를 보면서 이것을 바꿔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 후배 검사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느끼는 자괴감이라든지 추미애 장관을 향한 분노가 많이 느껴진다."

    -공수처 폐지는 당의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반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 다음 대안이 있는지 모르겠다. 국회에 입성한다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

    "미래통합당이 과반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공수처 설치를 막을 방법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수처장 임명 과정이나 법률 개정을 통해 공수처가 권력도구로 활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에 입문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의해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시장경제질서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국회 활동을 할 것이다. 그래서 1호 법안으로 공수처법 폐지를 내세운 것이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지역 현안도 챙겨야 한다. 지역구민과 한 약속을 무겁게 여긴다. 제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용문~홍천 간 철도사업과 춘천~홍천~횡성을 연결하는 내부순환철도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힘있게 추진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원경환 전 서울지방청장이 출마했다. 반문과 친문, 검사와 경찰의 대결로 관심이 집중된다. 원 전 청장과 차별점이 있다면 ?

    원경환 후보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하신 분으로, 역량을 갖추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지방소멸위험대책특별법은 구체적인 정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신 듯하다.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은 확연히 다르다. 법을 적용할 때 특정 정부의 기조에 맞춘다는 것은 법치주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훼손하는 것이다. 나는 선거 캠프의 후원회장을 누가 맞는지부터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법조계의 선배인 안대희 전 대법관이 후원회장으로 계신다. 하지만 원경환 청장은 강원도 원주시갑에 출마한 이광재 후보를 후원회장으로 모셨다. 이광재 후보의 강원도 내 정치적 영향력만 고려한 것이다. 자신이 법을 집행하는 일을 하시던 분이 범법자를 후원회장으로 삼은 것이다. 나는 과정을 중시하고, 원칙을 중시한다. 원 후보는 나와 '원칙'에 대한 견해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지역 이야기를 해보자. 후보가 출마한 지역구는 면적으로 볼 때 초대형 선거구다. 어떤 방식으로 유권자와 만나나?

    "미래통합당 후보가 지난 3월20일에야 결정돼 시간이 촉박했다. 출발이 늦다 보니 지역주민들을 찾아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인구가 집중된 군청 소재 읍·면을 중심으로 인사를 드리고, 시간이 되면 작은 면을 찾아가는 방법을 쓴다.  네 개 군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하고 횡성과 영월에 숙소를 마련해 일정이 있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잠을 잔다. 그래도 아직 인사를 제대로 못한 지역이 많다. 그러다 보니 얼굴도 못 보고 찍겠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너무 죄송스럽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한다. 지역민들께서는 자신들이 뽑는 국회의원을 직접 보시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반드시 모두 한 번씩이라도 찾아 뵙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광재 후보가 강원도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아직 있는가?

    "상대 후보들은 '이광재 바람'을 원하는 것 같은데 이광재 바람은 없다. 지역정서가 그렇다. 과거 이광재 후보가 도지사를 그만두고 상당기간 공백과정에서 이광재를 지지했던 층들이 상당수 이탈했다. 우리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일현 전 의원 지지자들 중에는 반 이광재의 견해를 가진 분들이 많다."

    -네 개 군별로 필요한 공약이 다를 것 같다. 어떻게 준비하나?

    "4개 군은 모두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농산물 유통 강화를 통한 농민들의 안정적 수입 보장 요구와, 노령화로 인한 노인복지 문제, 인구 감소를 공통적으로 겪는다. 홍천·횡성은 축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영월·평창보다 상대적으로 발전했다. 홍천은 강원도 내륙의 중심으로 면적이 가장 넓은데 철도가 없다. 철도는 무려 64년 된 숙원사업이다. 홍천 철도계획을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횡성은 원주시민에게 물 공급을 위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30년간 규제받아 왔다. 횡성댐이 주공급원이기 때문에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충분히 규제 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제 고향인 영월은 석탄산업이 사양화한 반면 관광산업은 활성화하지 못했다. 다각적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다. 영월은 동서고속도로 제천~삼척 구간을 조기에 착공해야 한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으로, 지역주민들이 열심히 노력했다. 평창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SOC가 집중투자되며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개최도시의 영광이 사라지고 "군민들만 희생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과 평화테마파크 조성이 급선무다. 특히 평화테마파크는 강원도가 부지를 무상양여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미룬다. 강원도지사와 평창군수가 모두 민주당 소속인데도 최문순 도지사는 과장이 전결했기 때문에 이행할 수 없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기관 간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행정의 법치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

    -배우 유오성 씨가 유 후보의 동생이다. 선거운동에 많은 도움을 주나?

    "촬영이 있는 수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으로 와서 선거운동을 함께해준다. 내 인지도를 높이고 유권자분들의 관심을 갖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것은 절대적 기여다.(웃음) 동생도 배우로서 바른 이미지를 가진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고마운 동생이다.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지금 문재인 정부는 좌파독재적 정치와 내로남불의 국정운영으로 국가를 파탄지경에 빠뜨렸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공연하게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는 사회주의 개헌을 말한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가 발전을 이룬 체제로 회귀할 것이냐, 좌파 사회주의로 갈 것이냐의 선택이 달린 선거다. 나는 약속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당선을 위해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남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약이 대부분 구체적이다. 이런 신념으로 문재인 정부와 싸우고 지역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나를 적극 지지해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