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당원권 정지' '경선 감점' 극복하고 본선행… "아스팔트 우파시민 덕분"
  • '세월호 막말' '망언'….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로 나선 차명진 전 의원에게 붙은 꼬리표다. 2018년 세월호 유가족단을 향해 "징하게 해먹는다"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었다. 

    "진짜 세월호 유가족에게 한 말이 아니라, 세월호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을 비판한 것"이라는 차 전 의원의 계속된 해명에도 논란은 지속됐다. 일부 언론은 공공연하게 마치 '호(號)'처럼 '막말'을 붙여 '막말 차명진'이라는 표현으로 낙인을 찍었다.

    정제되지 않은 거친 발언으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는 일이 달갑지만은 않을 터. 그러나 그는 "소신에 변함없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내 발언으로 상처받은 유가족들에게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막말이 아니다. '슬픔의 권력'을 이용하려는 좌파들을 향해 자유우파 투사로서 던진 비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미래통합당, 우리공화당 등 우파진영을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옳은 게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흔들림이 없다"는 그의 신념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그 덕분일까. 차 전 의원은 모든 논란을 딛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세월호 막말' 논란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를 받았던 이력 탓에 감점 4점 처리를 받고도 50.8%를 획득, 최환식 예비후보(45.2%)를 제쳤다. 절치부심으로 이른바 '아스팔트민심'부터 다진 덕분이었다. 

    이런 차 전 의원을 두고 보수우파 시민들은 "돌아온 애국전사"라고 치켜세운다. 21대 국회에 입성하려는 단 한 가지 이유를 "문재인 정권, 주사파 척결"이라고 꼽는 그를 2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다.

    ▲감점에도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승리의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솔직히 7 대 3으로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5.5 대 4.5로 이긴 걸 보고 의아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번 여론조사가 '100% 국민 여론조사'로 진행됐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입돼 역선택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경선 방법이었다. 당헌에도 안 맞는다. 당헌에 따르면 당원과 일반 국민을 5 대 5의 비율로 한다. 이 후유증은 엄청 클 것이다. 앞으로 누가 당원에 가입하겠나. 나도 모르는 새 내 앞에 큰 위기가 닥쳐 있었던 거다. 그럼에도 나를 지지하는 분들이 똘똘 뭉쳐 줬다. 지역에서 내가 가진 기반과 친밀도가 크게 작용했다. 태극기운동을 하던 동지들이 자기 사돈의 팔촌까지 다 동원해서 지역에 이런 사람 하나를 살려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얘기해줄 거라 예상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부당한 여론조사 방법이 초래한 좌파들의 역선택을 저지해 줬다."

    '아스팔트우파' 지지자들 덕분에 공천

    ▲이른바 '아스팔트민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본인 외에도 전국 지역구 선거에서 아스팔트민심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거라고 전망하나.

    "아스팔트우파 민심을 반영하는 정당의 후보가 없다면 기권하지 않을까. (통합당도 안 찍는다는 말인가?) 현재 통합당 진영을 놓고 볼 때는 그럴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세월호 유가족단과 논란이 지속된다. 유가족단의 공천 철회 촉구 운동에는 어떻게 생각하나.

    "'세월호 유가족단'이 맞는지도 모호하다. 진짜 세월호 유가족들이 '유가족단'이라는 데 얼마나 포함됐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그동안 쭉 파악한 바로는 유가족 대부분은 종교에 귀의하시거나 지방으로 가셨다. 개인의 아픔으로 삭히는 분들이 많다. 혹시 그 안에 세월호 유가족이 있었다면 죄송하다. 아픔을 가중시킨 데 대해선 100배 사죄한다. 다만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슬픔의 권력'은 삐뚤어질 수밖에 없다. 좌파들이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이용해서 자기 권력을 취하려는 걸 비판한 것이다.

    다만 나는 막말한 적 없다. '막말'은 마음대로 얘기해서 사회적 통념을 저해하는 걸 일컫는 말이다. 정치권력으로 이용하는 거에 대해 말했을 뿐이다. 세월호 천막에서 벌어진 사실 혹시 아나?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간에…. 여러 가지, 소위 세월호의 아픔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자들이 많이 있었다. 내 말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는 재판을 통해 밝혀질 일이다. 공천 철회는 왜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법적 쟁송 중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인데 왜 유가족인지도 모를 사람들이 그런 걸 하나."

    ▲이번에 공천 확정 직후 페이스북에 "막말 딱지를 붙이고 저주를 퍼부은 자들, 지금부터는 가만두지 않겠다.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올렸다.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며, 대가란 무엇인가?

    "비방 보도를 통해 나에게 막말 딱지를 붙인 언론사들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미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도 통합당과 광화문세력의 통합은 이뤄지지 않고, 그나마 광화문세력도 사분오열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일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치적으로 실패했다. 더 분명했어야 했다.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뭉치라"고 할 게 아니라 '통합당은 애국보수세력과 최소한 2 대 1의 지분으로라도 뭉치라'고 했어야 한다. 그리고 '아스팔트우파는 빨리 단합하라'고 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니 통합당은 '우리 중심으로 뭉치라잖아?'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아스팔트세력을 완전히 무시했다. 너무 모호했다. 감옥에 있는 한계 아니겠나. 메신저를 유영하 변호사 하나로 둔 한계도 있을 것이다. 풍부한 정보가 있으면 그렇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김문수 전 지사, 비례 2번 요구한 적 없어

    ▲김문수 전 지사가 결국 우리공화당을 탈당했는데, 우리공화당에서는 김 전 지사가 비례 2번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양측의 말이 조금 다르다. 양측 모두의 측근으로서 결별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일단 김문수 전 지사가 2번을 요구한 게 왜 문제인가. 서청원 의원이 2번을 받는 건 문제가 많다. 그분은 이제 80세가 다 되셨고, 탄핵에도 책임져야 한다. 자유공화당(현재 우리공화당으로 당명 개정) 공천의 기준이 뭔가. 물론 현역이 있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니, 뭐 이해는 한다. 그런데 아스팔트우파의 대변자들을 공천해야 하는 거 아닌가. 문재인과 '맞짱 뜰' 수 있는 사람. 그런데 김 전 지사는 애국우파 광화문의 상징이다. 그런 분이 2번을 요구하는 게 욕심이라니 말도 안 된다. 그런데 2번을 요구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그마저 거짓 폭로였다."
  • ▲ 지역구인 경기 부천병에서 방역 작업 중인 차명진 전 의원. ⓒ차명진 전 의원 측 제공
    ▲ 지역구인 경기 부천병에서 방역 작업 중인 차명진 전 의원. ⓒ차명진 전 의원 측 제공
    ▲부천병 민주당 후보인 현역 김상희 의원과 세 번째 대결이다. 앞서 두 번을 연달아 패했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총선 전략은 무엇인가.

    "나는 김상희 의원한테 진 적 없다. 19대에서는 뉴타운사업이 실패하면서 뉴타운에 사는 전통 우파 지지층이 다 떨어져나간 파급이 컸다. 두 번째는 바로 옆 지역구에서 진박 논쟁이 벌어지면서 여론이 하루아침에 뒤집혔다. 나는 그 사람(김상희 의원)한테 진 적이 없다. 그 사람은 존재가 없다, 지금도. 기본적으로 동네 사람들은 '차명진이냐, 아니냐'를 생각한다. 문재인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하나는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타공인 나만큼 문재인과 오랫동안 정면으로 맞선 사람이 있나. 지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사실 선거운동이 많이 힘들다. 다만 유세 대신 매일 지역구를 다니며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하다 말겠지' 했는데 한 달 가까이 마스크 쓰고 방역만 하고 다니다 보니 이제는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생겼다."

    통합당 선대위, 하루 5~6개씩 논평 뽑아내야

    ▲김상희 의원이 다른 요소로 인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는 말씀이신데, 이번에는 위험요소 없나. 지역구 분위기는 어떤가?

    "우파는 단결하고 있다. 그런데 좌파도 똘똘 뭉치고 있다. 여기서 무당층·중도층이 움직여야 하는데, 안 움직인다는 우려가 있다. 문재인이 더 X판을 치거나, 야당이 제대로 국정운영을 비판하거나 해야 하는데, 야당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통합당 선대위원장(황교안 대표) 지금 뭐하고 있나. 종로에 파묻혀 있다. 원래 같으면 지금 선대위원장이 하루에 5~6개씩 논평을 뽑아내야 한다. 선대위가 실종됐다. 계속 중앙당이 제대로 안 움직이면 우리는 진다고 본다."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최환식 전 부천시장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던데 어떻게 된 경위인가?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페이스북에 "상대방 후보가 방역을 한다는데 본인은 분무기를 들고 서 있고 비서도 조그만 거 하나 들고 서 있더라. 그게 방역이냐"라고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옮겨 썼다. 그런데 그게 자기를 지칭했다더라. 맞고소는 안 할 생각이다. 가뜩이나 싸울 사람도 많은데, 무대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