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면 마스크" 앞장… "면 마스크, 기침하면 비말 새나가" 의료계 우려 무시
  • ▲ 친문(親文) 네티즌들과 정부·여당이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전문가의 말을 무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와 보건 당국에선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입장인데, 여당 측은 보건용 마스크로 충분하다거나 '마스크 안 사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
    ▲ 친문(親文) 네티즌들과 정부·여당이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전문가의 말을 무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와 보건 당국에선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입장인데, 여당 측은 보건용 마스크로 충분하다거나 '마스크 안 사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
    친문(親文) 네티즌들과 정부·여당이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비상식적 행태를 일삼아 논란이 일고 있다.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의료계 입장에 반해, 일명 '문빠'들과 여당 측은 면 마스크로 충분하다거나 '마스크 안 사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서는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운동은 정부가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지 못해 각지에서 불만이 확산되자 친문 네티즌이 주도적으로 나서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를 두고 지역사회 감염의 새로운 요인이 될지 모른다며 우려했다.

    트위터, 맘카페 등 '마스크 안 사기' 운동 성행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의 최초 시작은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 수호 집회에서 사회를 맡은 김남훈씨다. 김씨가 지난 1일 본인 트위터에 "마스크 안 사기 운동. 댁내에 15~20여개 정도 보유분이 있다면 당분간 구매를 안 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올린 게 불씨가 됐다. 이를 네티즌들이 2000회 이상 공유하며 온라인에서 번졌다.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은 맘카페로도 퍼져나갔다. 일부 맘카페에서는 "공개약속. 저는 앞으로 4주간 저에게 배당되는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겠습니다"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까지 제작돼 올라왔다. 처음 취지는 좋았으나 의도가 조금씩 변질되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나는 젊으니까 마스크가 없어도 된다" "마스크 못 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던 걸 다시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등 전문가 의견과 벗어난 모습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보건용 마스크 대신 '면 마스크'를 쓰겠다고 나섰다. 지난 5일 민주당은 의원들에게 파란색 면 마스크를 나눠줬다.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기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의원들과 당직자들에게 면 마스크를 지급한 것은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기 때문이다"라며 "우리가 면 마스크를 써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8일 마스크 5부제 시행을 앞두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건용 마스크 사용을 자제하고, 면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면 마스크를 써도 된다"고 밝혔다. 

    전문가 "보건용 마스크 써라"

    우한 코로나의 평균 감염 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는 2~3이다. 확진자 1명이 최대 3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면 마스크나 마스크 재활용 같은 의료계 권고를 벗어난 행동이 지역사회 감염의 또 다른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 우한 코로나 대책본부 관계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 및 건강한 사람도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일반인은 KF80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염호기 인제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나의 감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남에게 감염을 전파하지 않기 위한 배려"라며 "면 마스크의 사용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와 같이 얼굴에 밀착되지 않는 면 마스크는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마다 마스크가 들썩거리면서 양 옆으로 비말이 새어나가기도 한다"며 "면 마스크가 감염병 예방에 도움 된다는 정부의 이야기는 크나큰 착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