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봄 예술축전도 취소… "감염 1000명, 사망 수십 명" 소식에 평양시민들 '공포'
  • ▲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을 축하하는 북한 분위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을 축하하는 북한 분위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우한폐렴 확산 예방 차원에서 국가적 연례행사를 모두 취소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평양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평양시민들 사이에는 우한폐렴으로 인한 공포감이 확산했다고 한다.

    방송은 북한에서 “최근 확산하는 우한폐렴 사태로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와 ‘2월의 봄 예술축전’ 등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기념하는 전국단위 경축행사가 모두 취소됐다”고 전했다.

    김정일의 생일은 2월16일로 북한 최대 명절이다. 북한은 1977년 2월부터 김정일 생일에 맞춰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를 열었다. 피겨스케이팅·아이스하키·스피드스케이팅·스키를 비롯해 농구·배구·마라톤 등 30여 종목의 경기를 치르는 이 대회는 북한에서 가장 큰 체육 대회 중 하나다. 이런 체육대회가 취소된 것은 43년 만에 처음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각 지방에서 겨루는 조별 예선도 주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우한폐렴 때문에 관중 한 명 없이 예선 경기를 치렀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그래도 평양 결승전을 기대했는데 대회 자체가 취소되자 허탈해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평양의 다른 소식통도 “김정일 생일에 열리는 행사가 취소된 것은 43년 만에 처음”이라며 “때문에 평양시민들 사이에는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감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국이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를 취소한 데 이어 2월의 중요 경축행사인 ‘2월의 봄 예술축전’도 취소했다”면서 “국가적 명절인 김정일 생일 기념행사가 모두 취소되는 바람에 평양시민들도 우한폐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월의 봄 예술축전’은 국가단위로 열리는 대규모 예술공연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1974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 추대된 때부터 시작된 연례행사로,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렸다. 이 예술축전 또한 각 시·도에서 실력을 겨룬 인재들이 평양에서 최종 결승전을 치르는 형식이어서 북한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취소됐다.

    북한은 여전히 우한폐렴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월 초순부터 북한 안팎에서는 우한폐렴 의심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1000명 이상, 사망자 또한 수십 명에 이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