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호남신당 창당은 결코 새로운 일 아니야" 추인 거부… '나홀로' 남을 가능성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합당 합의안 춘인을 거부했다. ⓒ뉴시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합당 합의안 춘인을 거부했다. ⓒ뉴시스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3당 합당과 관련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손 대표는 17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합당 합의문 추인은 신중한 문제로, 폭넓은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오늘 최고위에서 심사를 보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은 18일 '셀프 제명'으로 당을 떠나기로 했다.

    당초 3당은 지난 14일, 오늘(17일) 합당을 마무리 짓고 3당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지도부를 구성한 뒤 29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3당 통합위원장들은 손학규 대표가 물러나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이를 당헌 부칙에 명문화했다.

    바른미래, 손학규 1인정당 '전락' 가시화

    3당 통합위원장들은 ▲17일 합당한다 ▲신당명은 민주통합당이다 ▲3당 공동대표제 및 각 당 추천으로 최고위원회를 구성한다 ▲대표 임기가 종료되면 즉시 비상대책위를 구성한다 ▲4항과 5항의 당헌 부칙을 명시한다 ▲청년미래세대 및 소상공인협회 등과 통합을 추진한다 등 6가지 사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3당 합당 합의안에 추인을 거부하면서 일이 꼬였다. 손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호남신당의 창당은 결코 새로운 일이 될 수 없다"며 "지역주의와 이념에서 자유로운 미래세대가 정치의 주역이 돼 실용주의 중도개혁정치를 펼쳐나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손 대표는 3당 간 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서는 "합당과 관계 없이 진행될 것으로 안다"며 "선거구 획정 논의를 위해 교섭단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역의원이 아닌 손 대표로서는 교섭단체 구성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3당은 이날 오후 공동 의원총회를 열고 합당과 별개로 먼저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에 합의했다.

    안철수계·호남계 의원들 조만간 바른미래당 떠날 듯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이뤄질 경우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 1인정당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셀프 제명'으로 당을 나갈 것이 확실시 된다. 호남 출신 의원들은 3당 합의 이후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회동에서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은 "내일(18일) 오전 11시에 의원총회를 열 것"이라며 "오늘 의총을 하고 싶지만 손 대표의 마지막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내일 비례 제명 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행을 결정한 김중로 의원을 제외한 안철수계 의원 5명은 국민의당에 합류할 전망이다.

    통합을 추진하던 박주선 위원장과 주승용 국회부의장, 김동철 의원 등 호남계 의원들은 탈당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 주 부의장은 "대안신당이나 민주평화당과 관계가 있으니 두 당과 조율 이후 3당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안신당은 17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3당 통합 합의문을 추인했다.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4일 3당 통추위회의 합의문을 추인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심사를 보류한 것을 두고 "함께 가야 할 세 개의 세력이 있는데 우리 희망만 먼저 이야기하기는 무의미하다"며 "오늘 공동 교섭단체의 순조로운 발족부터 시작해 긴밀한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