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동대문갑 후보 공천 확정… "상대방 존중 없는 文정부, 서민 삶 파탄내"
  • ▲ 허용범 미래통합당 동대문갑 후보자가 청량리에 위치한 후보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허용범 미래통합당 동대문갑 후보자가 청량리에 위치한 후보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다가오는 총선 후보 4명의 공천을 확정해 발표했다. 오세훈(서울 광진을)·나경원(서울 동작을)·신상진(경기 성남중원)·허용범(서울 동대문갑)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공천자는 허 후보다. 중진급 무게감을 갖는 다른 세 명의 후보와 달리 허 후보는 국회의원 경력이 없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허 후보를 가장 먼저 동대문갑 후보로 낙점했다. 기자 출신으로 국회 대변인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비서실장, 국회도서관장을 역임한 허 후보는 "결과 발표를 보고 저도 놀랐다"며 웃었다.

    허 후보가 공천받은 서울 동대문갑은 지난 10년간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10년째 임기를 이어가고, 안규백·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동대문갑과 동대문을에서 각각 재선하며 8년간 국회의원 직을 수행했다.

    민주당 세가 강한 동대문갑에서 19, 20대 총선에서 2~3%의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시고 세 번째 도전을 준비하는 허 후보는 "동대문 유권자들이 10년간 민주당에 표를 줬지만 동대문구는 무엇이 달라졌느냐"며 날을 세웠다. 눈이 내리는 17일 오전, 청량리에 위치한 허 후보의 선거운동사무실을 찾았다.

    -오늘(17일) 출범한 미래통합당이 가장 먼저 공천을 확정한 4인 중 한 명이다. 감회는?

    "저도 사실 놀랐다.(웃음)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 우리 당은 대부분 원외다. 동북부 선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인다. 10여년 당에 몸담으며 이 당을 벗어나본 적이 없다. 탄핵사태 이후 우리 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붕괴 직전에 놓였을 때 무급으로 원내대표비서실장을 맡아 모든 것을 바쳤다. 보수의 적통인 우리 당이 궤멸한다면 정치를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나는 기회주의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당에 남아 당을 지켰다. 이런 것들을 당에서 나름 평가한 것이라고 보고 겸손하게 할 일을 해나가겠다."

    -현장을 뛰는 후보자로서 이번 야권통합을 평가한다면?

    "반문연대를 이뤄냈다는 측면에서 잘된 통합이라고 본다.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과 연대하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잘돼간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새로운보수당과 통합의 물꼬를 터준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평가를 뒤로 하고 대승적 결단을 한 것이라고 본다. 이제 자유한국당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대의명분으로 힘을 합칠 것이라고 본다. 대의를 위해 소리(小利)를 누르고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세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름과 색깔, 지도체제 변화보다 당의 본질과 정체성·지향점을 국민의 여망과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바꿔야 한다. 이번에 미래통합당이 강력한 견제세력을 형성하지 못하면 나라는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우리 당이 각고의 노력을 해서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와 공정, 시장경제 같은 근본이념이 아니라 당의 체질과 운영방식을 시대변화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피나는 각오로 혁신하고 변한다면 반(反)문재인이라서 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와 희망을 걸 수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께서 표를 주실 것이라고 본다."

    -동대문갑에서 세 번째 도전이다. 이전 두 번의 선거와 비교해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동대문갑에서 세 번째 선거를 준비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좋은 환경에서 선거를 준비해본 경우가 없는 것 같다. 확실히 승리할 것으로 자신한다. 문재인 정권 후반기 민심이 반(反)문재인, 반(反)여권을 향하는 것을 기자생활을 하면서도 보지 못했다. 지난 선거에서는 관내 경희대·한국외대 학생들의 표심에서 많이 밀렸다. 거기서 당락이 결정됐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 학생들도 달라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지지 강도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강도로 변화했다. 전체적 기류로 볼 때 동대문갑은 지난 선거와 완전히 다르다. 선거에서 한강벨트를 주로 말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청와대를 둘러싼 주변 지역구에서 반(反)문재인 열풍이 확산할 것이다. 청계천벨트·중랑천벨트가 그 중심이 될 것이다."
  • ▲ 허용범 후보는
    ▲ 허용범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이 극에 달했다"며 "야권이 견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정상윤 기자
    -반(反)문재인 기류가 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정치라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것이 보편적 상식, 즉 헌법적 가치를 벗어나지 않으면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런 존중이 없다. 이 정부의 실정은 크게 세 가지라고 본다. 첫째, 정의의 관념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례를 보라. 조국은 가장 기회주의적인 편법과 부정, 표리부동의 전형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조국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이것이 이 정권의 본질이다. 자기 편이기 때문에 아무리 부정을 저질러도 무조건 감싸고 도는 것 말이다. 둘째는 경제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져야 할 사람은 조국이 아니라 국민과 서민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속적으로 경제정책의 실정을 거듭하면서 서민들의 삶은 피폐를 넘어 파탄지경까지 왔다. 국무총리가 상인들을 찾아 "손님이 없어서 편하겠다"고 말한다. 피눈물 나는 서민들의 상황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국민들의 원망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데, 그것을 왜 정권 담당자들이 듣지 못하는지, 알고도 자기들의 이념에 따라 경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것은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행위다. 셋째는 외교안보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피와 눈물과 땀으로 일으켜온 나라다. 문 대통령도 공식석상에서 그렇게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 하는 행위들은 대한민국의 모든 궤적을 부정하고 마치 사회주의 국가로 가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중국이 우라나라의 모델인 것처럼 지속적으로 그렇게 가고 있다. 북한과 관계도 마찬가지다. 북한과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이 세상에 누가 있나? 모두가 평화를 원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 초기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대통령 임기동안의 모습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한민족을 속인 것밖에 안 된다. 둘이 만나는 회담은 모두 정치적으로 이용됐다. 미국과는 갈수록 멀어지고, 중국에는 사대적인 모습을 취하고, 북한에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저자세다. 외교안보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동대문구가 쇠락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어떤 방법으로 지역에 기여할 생각인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세세한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크게 봐야 한다. 한마디로 동대문구의 쇠락을 멈추고 발전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큰 방향이다. 청량리는 동대문구의 상징이자 서울의 관문이다. 이곳은 과거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서울에서 가장 낙후한 변두리로 인식된다. 저녁 8시 이후 청량리역광장에 가보면 상가 불이 대부분 꺼지고 상인들도 다 철수했다. 인적이 끊긴다는 말이다. 동대문구의 재정자립도도 크게 악화됐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0년 41.6%였던 동대문구의 재정자립도는 현재 23%로 반토막났다. 동대문구가 스스로 살 수 있는 힘이 약화됐다. 세금을 내는 기업과 사람들이 줄어들고 베드타운화가 진행됐다.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경원선·경춘선·지하철1호선 등 무수히 많은 노선이 통과하고 GTX B노선과 C노선까지 증설된다. 남북통일시대를 내다봐도 청량리는 중심지가 될 것이다. 이 청량리역 주변을 중심으로 동대문구가 교통·상업·청년·창업·교육·문화를 아우르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을 수 있도록 재도약의 기반을 하나씩 만들어갈 것이다."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 중 하나인 공천 권한을 가진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에 당부할 말은?

    "김형오 위원장께서는 역사의 중책을 맡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우리 당이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느냐 못받느냐는 당 노선과 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말씀해온 그대로만 해주시면 된다. 대대적인 혁신과 참신한 젊은 인재 발굴, 자기희생, 기득권 포기를 약속하셨다. 통합 과정에서 논란이 있지만 이번 공관위는 그 어떤 때보다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있다고 본다. 지혜롭게 천하의 인재를 모아 공천해주셨으면 좋겠다. 과거 4년 전과 같은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오만과 혐오의 공천이 이뤄지면 안 된다. 공천 과정에서 삐끗하면 총선은 끝이다."

    -지역구인 동대문갑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정치는 결국 국가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정치가 혐오스럽고 싫어도 거기서 눈을 감고 외면하면 더 나쁜 정치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 유권자들께서는 이 사람, 저 사람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정말 우리 정치를 바꾸고 국가의 수준에 맞는 품격 있는 정치, 국가를 선진국으로 이끌 수 있는 인재를 국회로 보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자유민주주의의 요체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다. 문재인 정권이 폭주하고 있다. 강력한 야당의 견제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민주당에서 서울시장과 동대문구청장을 10년 했고, 동대문 지역구도 모두 민주당이 현역 의원을 맡아왔다. 이렇게 해서 동대문구가 지역발전을 했다면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대문구는 점차 쇠락했고, 서울 변두리로 전락했다. 모두가 한숨만 쉬고 계시다. 이제 한숨만 쉬지 마시고 권력의 1당 독점과 일방적 정책을 제어할 때가 됐다. 이들을 견제할 힘을 야당에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