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노동성 “사망자-신규 확진자 모두 해외여행 기록 없어… 지역감염 의심”
  • 일본인 첫 우한폐렴 사망자 발생에 대해 브리핑하는 카토 카츠노부 후생노동성 장관. ⓒ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 일본인 첫 우한폐렴 사망자 발생에 대해 브리핑하는 카토 카츠노부 후생노동성 장관. ⓒ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일본에서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 없는 80대 여성이 우한폐렴으로 사망했다고 후생노동성(이하 후생성)이 13일 밝혔다. 도쿄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이 여성의 사위도 일주일 전 우한폐렴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14일에는 와카야마현에서 70대 남성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후생성 “80대 여성환자, 숨진 뒤에야 우한폐렴 감염 확인”

    숨진 여성은 요코하마시가 속한 가나가와현에 거주했다.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후생성은 이 여성이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진 뒤에야 사망원인이 우한폐렴임을 알아챘다. 숨진 여성은 지난 1월22일부터 건강상태가 이상해졌다고 후생성은 설명했다.

    이 여성은 1월28일 병원에서 진료받았지만 우한폐렴 감염 여부는 듣지 못했다. 2월1일 재검진에서 폐렴 증상이 확인돼 입원했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병세가 악화됐다. 병원 측은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치료 강도를 높였지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등 상태는 악화됐다. 결국 이 여성은 13일 사망했다. 이 여성의 우한폐렴에 감염 여부 진단은 지난 12일에야 이뤄졌고, 때문에 숨진 뒤에야 확진판정이 나왔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후생성은 “숨진 여성은 최근 해외여행을 한 기록이 없어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라며 “이 여성의 사위가 도쿄에서 개인택시 기사로 일하는 70대 남성인데 그 또한 우한폐렴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1월29일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나 운전을 자제하고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이후 지난 2월6일 우한폐렴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했다고 후생성은 설명했다.

    해외여행 안 한 50대 외과의사, 20대 회사원도 감염
  • 50대 외과의사와 70대 환자가 우한폐렴에 감염된 와카야마현 유아사초 사이세카이 아리다 병원. ⓒ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 50대 외과의사와 70대 환자가 우한폐렴에 감염된 와카야마현 유아사초 사이세카이 아리다 병원. ⓒ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이날 일본에서 우한폐렴 확진환자 3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후생성은 밝혔다. 1명은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검역관 중 한 명이다. 다른 두 명은 와카야마현 거주 50대 남성 외과의사와 지바현에 사는 20대 남성이다.

    의사는 와카야마현 유아사초 소재 재생회 유전(사이세카이 아리다)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 1월31일 발열증세가 나타나 2월1일과 2일 진찰받았다. 지난 8일 흉부 CT촬영 검사를 한 결과 폐렴증상이 확인돼 10일 입원했다. 우한폐렴 확진은 13일 받았다. 이 의사가 일하던 병원에서는 동료 의사와 남성환자 등 4명이 폐렴증상을 보였다. 동료 의사 중 1명은 우한폐렴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다른 3명은 검사 중이지만 감염이 의심된다고 후생성은 전했다.

    이 의사가 우한폐렴 감염자와 접촉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후생성은 밝혔다. 후생성은 현재 병원 관계자와 가족 등을 조사 중이다. 해당 병원은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환자들의 퇴원도 일시 보류하기로 했다. 또한 발열증세가 있는 환자들을 검사하기 위해 특별외래병동도 설치했다. 예상 잠복기간 동안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후생성은 설명했다. 

    그러는 사이 14일 와카야마현에서 70대 남성 확진환자가 나왔다. 이 환자는 사이세카이 아리다 병원에 입원했었지만 감염된 외과의사와는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바현에 사는 20대 남성은 회사원이다. 지난 2일 가벼운 열이 나기 시작해 3일 병원에서 진료받았다. 7일부터는 38도를 넘는 고열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 10일 폐렴증상이 확인돼 입원했다. 우한폐렴 확진판정은 지난 13일에야 받았다. 현재는 중증 상태다. 이 남성은 지난 3일부터 10일 사이 사흘간 회사에 출근했다.

    일본사회, 수도권에서 우한폐렴 감염 확산 가능성에 촉각
  • 요코하마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검역 중인 일본 정부 관계자.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요코하마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검역 중인 일본 정부 관계자.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후생성과 일본 언론은 도쿄도와 인접한 현에서 발생한 우한폐렴 환자에 주목했다. 와카야마현은 도쿄에서 600km 떨어졌지만, 가나가와현은 요코하마가 속한 도쿄 인접 현이고, 지바현 또한 도쿄도와 접한다. 이곳에서 최근 해외여행을 가지 않은 택시기사·의사·회사원이 감염되자 일본사회가 긴장했다.

    일본 여성의 사망은 중국 외 우한폐렴 사망자로 세 번째, 중국인이 아닌 나라 사망자로도 세 번째다. 이로써 일본 내 우한폐렴 확진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선자 218명을 포함해 모두 251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