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청, 13일 오전 9개 단체 농성천막 행정대집행… 범투본 "철거 과정 불법요소 대응 검토 중"
  • ▲ 서울 종로구청은 13일 오전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범투본 등 9개 단체들의 청와대 앞 농성 천막을 철거했다. ⓒ범투본 제공
    ▲ 서울 종로구청은 13일 오전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범투본 등 9개 단체들의 청와대 앞 농성 천막을 철거했다. ⓒ범투본 제공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청와대 앞 농성천막이 강제철거됐다.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이던 다른 단체의 천막도 철거됐다. 범투본은 철거와 상관없이 청와대 앞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13일 범투본과 서울 종로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이날 오전 7시25분쯤부터 오전 9시쯤까지 약 1시간30분에 걸쳐 청와대 인근 천막 등을 일괄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이날 행정대집행에는 용역업체 직원과 구청 직원 등 500여 명의 인력과 트럭·지게차 등 장비 10여 대가 투입됐다. 집행 대상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부터 진명초소까지 800m 구간에 설치된 범투본·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국가보안법철폐긴급행동 등 9개 단체의 13개 천막과 의자·매트 등 물품이다. 철거된 13동의 천막 중 4동이 범투본 소유다.

    철거비용 1억원, 범투본 등 9개 단체에 청구

    종로구청은 이날 행정대집행과 관련 "장기간 이어진 집회로 인근 주민들과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의 민원과 항의가 이어져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한폐렴(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집회 자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돌발상황 대처 및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 1000여 명도 배치됐지만,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한기총 일부 회원이 철거에 반발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 ▲ 범투본은
    ▲ 범투본은 "천막 철거와 상관없이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철거 과정에서 불법적 요소가 있어 상응하는 행동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범투본 제공
    이날 철거 과정에선 청소차량 3대 분의 쓰레기가 나왔다. 서울시는 행정대집행에 소요된 비용 1억원가량을 각 단체에 청구할 방침이다.

    범투본 "청와대집회 이어간다"

    범투본은 농성천막 철거에도 투쟁노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범투본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천막 철거와 상관없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철거 과정에서 불법적 요소들이 있어 이에 상응하는 행동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범투본은 지난해 10월3일 개천절을 맞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차 문재인퇴진범국민대회' 직후 청와대 쪽으로 가두행진한 뒤 청와대 앞을 '광야교회'라 부르며 농성을 시작했다.

    그간 범투본은 소음과 도로 차단 문제 등으로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온 바 있다. 특히 집회장소에서 약 500m 떨어진 맹학교의 학부모들은 소음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받는다고 반발해왔다. 이에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범투본 등의 단체에 수차례에 걸쳐 자진철거 명령과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냈다.